[알렉세이] 고민되네
기사입력 1997년 02월 06일 15시 40분
전북의 `러시아산 거미손' 알렉세이（37）가 자국 국가대표팀 GK코치 제의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12월 모스크바에서 가족과 함께 동계휴가를 즐기던 그는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협회관계자들로부터 대표팀 GK코치 제의를 받고 앞으로의 진로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대표팀뿐만 아니라 청소년대표팀과 러시아 프로리그 최강팀인 스파르타크 모스코로부터도 같은 제의를 받았다. 그래서 전지훈련을 성공리에 마치고 설연휴에 접어들어 마음이 여유로워야 할 요즘, 그의 머릿속은 마냥 복잡하기만 하다. 현재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현역선수생활에 대한 미련.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청춘이기 때문이다. `콧수염 할아버지'란 별명에 걸맞지 않게 수문장으로 갖추어야할 조건인 순발력 판단력 집중력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 지난해 20경기 출전에 27골을 허용（게임당 평균실점 1.22골）, 전북 뒷문을 꼭꼭 잠그며 팀이 중위권（종합 5위）으로 도약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올해부턴 사정이 달라졌다. 용병출전제한규정이 바로 그것이다. 외국 골키퍼의 출전횟수가 올해는 총경기수의 절반, 내년엔 ⅓로 줄어들어 설땅이 점점 좁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전수당을 포함한 여러가지 수입이 현격히 감소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런 제한규정은 없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는 알렉세이는 "전북과의 계약이 끝나는 올해말에는 어디에서든 좋은 대우를 해주는 쪽에서 코치겸 선수로 뛰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