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극장] 3월14일 화이트데이 사상최대 미팅
기사입력 1997년 02월 05일 17시 10분
"임도 보고 영화도 보고."
영화를 보면서 미팅을 하는 사상 최대의 미팅이벤트가 펼쳐진다.
오는 3월 14일 대한극장에서 남녀 대학생 2천명이 이날 개봉되는 `잉글리쉬 페이션트'를 감상하며 짝짓기를 하는 것.
지난해 12월 21일 씨네마천국에서 미혼남녀 200명이 참가하는 미팅이 벌어진 적은 있으나 남녀 대학생 각각 1천명씩이 참가, `시네마팅'을 하는 건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
최근 영화산업진출을 선언한 (주)과 미팅이벤트업체인 선우이벤트가 공동으로 마련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참가자들이 사전에 배정된 좌석에 앉아 옆자리에 앉는 파트너를 첫 상면하게 된다.
참가자들은 영화가 오후 7시20분 시작되기전 20분동안 각자 대화의 시간을 갖게 되며 남학생들은 이때 장미꽃 1송이를 파트너에게 건넨다.
또 이날이 남성이 여성에게 사랑을 전한다는 `화이트데이'인 만큼 남성참가자들에게 박하사탕 등의 별도 선물마련을 유도, 마음에 들 경우 전달토록 할 예정.
랄프 피네스와 크리스틴 스코트 토머스가 출연하는 `잉글리쉬 페이션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서 죽음을 눈앞에 둔 주인공이 유부녀와의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사랑을 회상하는 형식의 영화로 러닝타임이 2시간40분.
타고가던 비행기가 사막의 모래밭에 추락해 부상으로 사경을 헤매는 여인을 구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보지만 결국에는 싸늘하게 식어버린 시체 앞에서 절규한다는 내용.
주최측은 이 영화가 첫만남을 갖는 대학생들에게 사랑의 참뜻을 일깨워주는 것은 물론 커플탄생의 가능성도 한껏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참가신청은 오는 10일부터 선착순으로 받으며 서울대 를 비롯한 서울지역 10개대 학생회, 동아리나 PC통신 의 `go emeet'를 통해 할 수 있다.
미팅이벤트 참가비는 일반적으로 5만∼6만원에 달하지만 주최측은 신학기를 맞는 대학생들의 건전한 만남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무료로 할 예정이며 단지 6천원의 영화관람료만 준비하면 된다.
선우이벤트의 이웅진 사장은 "참가자들에게 영화평을 공모, 우수작 3점을 선정해 올 여름방학에 3개 커플이 동시에 무료로 유럽배낭여행을 다녀오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면서
"막상 이날 파트너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이상형의 좌석번호 등을 사후에 알려주면 또다른 만남의 기회를 제공할 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