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규] 훈련기피증 도져 남미전훈서 제외
기사입력 1997년 02월 05일 17시 08분
재기불능? 프로축구 천안 일화의 `게으른 천재' 권태규(28．FW)가 또 말썽이다. 출중한 재주를 갖고도 나태한 천성 때문에 이름 한번 제대로 내보지 못했던 그가 또다시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훈련기피증' 때문이다. 끝없이 계속되는 훈련이 죽기보다 싫은 모양이다. 유공에 있다가 작년말 일화 GK 박동우와 맞트레이드된 것도 이런 연유에서였다. 물론 일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면서 그는 변신을 다짐했고, 좀더 바지런해 지기로 누차 마음을 사려 먹었었다. 하지만 작심삼일이란 불행의 화살은 그를 피해가지 않은 듯하다. 훈련이 시작되면서 그의 `게으름증'은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급기야 유공시절의 권태규로 돌아가고 만 것이다. 이쯤되자 레네 감독은 그를 괄호 바깥으로 밀어내고 말았다. 남미 전지훈련 멤버에서도 그를 제외시켰다. 그리고는 체력보강, 체중감량 등의 숙제를 듬뿍 내주고는 남미로 떠났다. `돌아왔을 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경우 자유계약 선수로 공시를 해버리겠다'는 최후통첩과 함께. 레네 감독이 이토록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권태규의 재주를 무척이나 아끼기 때문이다. 사실 일화는 권태규를 데려오면서 적잖이 공을 들였다. 유공과의 쉽잖은 협상도 협상이었지만 연봉도 작년(2천640만원)보다 13%를 튀겨 3천만원으로 올려준 것이다. 이제 권태규의 선택은 하나. 축구를 그만두느냐, 아니면 독하게 마음을 다잡고 숙제를 하느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