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선물] 현대건설 5천여 사원에 40kg씩 지급
기사입력 1997년 02월 05일 17시 03분
사회 전반에 걸쳐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가운데 임직원들에게 생쌀을 설 선물로 준비한 대기업이 있어 화제다. 은 설에 앞서 5천여 전체 임직원들에게 쌀 40㎏씩을 설 선물로 지급하기로 했다. 그룹소유의 서해안 간척지에서 경작된 쌀로 40㎏짜리 단가는 7만원선. 관계자는 "하청업체는 물론, 부서끼리도 선물 안주고 안받기 등 허리띠 졸라매기 운동을 벌이는 가운데, 과거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려 교훈으로 삼자는 의미에서 생쌀을 설 선물로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은 작년까지만해도 다양한 설 선물세트를 준비해 직원들이 취향에 맞게 고르도록 했었다. 그러나 은 쌀을 설 선물로 준비했다는 사실을 쉬쉬하면서 떳떳이 밝히지 못하는 입장이다. "얼마나 사정이 어려우면 생쌀을 다 설 선물로 내놓을까"라는 주위의 오해와 입방아를 우려해서다. 생각지도 못한 40㎏짜리 쌀을 받게 된 임직원들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거운 쌀자루를 집으로 가져가는 것도 큰일이지만, 도통 귀향길까지 지참할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기업체들의 설 귀향선물 공급을 맡고 있는 유명백화점 특판부 관계자에 따르면 "기업체의 설 선물 주문이 예년보다 급감한데다 주문 상품의 단가와 수량도 줄어들었다"고 말해 불황의 여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