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근] 토종스타 선두주자
기사입력 1997년 02월 04일 16시 47분
"토종스타의 자존심은 내가 지킨다."
용병들이 득세하는 프로농구코트에서 `저승사자' （28．안양 SBS）이 눈부신 활약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1일 시즌 개막후 불어닥친 용병돌풍은 당초 우려했던 수위를 휠씬 넘어서는 위력을 지녔다.
2일까지 벌어진 5게임서 16명의 외국인선수는 각팀 총득점인 1천29점의 절반이 넘는 535점（52％）을 몰아넣었고 전체 리바운드（260개） 가운데 53.8％인 140개를 차지한 것.
현란한 개인기와 넘치는 탄력으로 코트를 점령한 용병들의 위세에 국내선수들은 잔뜩 위축됐고 제기량도 다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은 어둠을 밝히는 등대처럼 용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변함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1일 인천 대우와의 개막전서 77.8％의 높은 야투성공률로 23득점 5리바운드를 올리며 역사적인 첫승을 이끌었다.
다음날 벌어진 수원 삼성전서도 3점슛 2개 포함, 26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 신바람나는 2연승의 주역이 됐다.
이방인 팀동료인 제럴드 워커（게임당 평균 23득점, 8리바운드）와 데이먼 존슨（게임당 평균 28.5득점, 9리바운드）의 기록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로 포스트에서 힘좋은 용병들을 상대로 몸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과감한 1대1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한 활동반경이 넓어져 확률높은 미들슛은 물론, 3점슛까지 터뜨려 외곽포의 강도를 높였다.
아마농구시절 공격과 수비를 전담하다보니 늘 체력이 달렸던 것과는 달리 용병들의 가세로 그만큼 여유가 있어 시종일관 힘이 넘쳤다.
다만 지역방어 금지와 3심제에 의한 엄격한 반칙적발 등에 아직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지만 이 또한 빠른 시간내에 적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작정.
신토불이 스타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한 은 "프로농구가 용병들에 의해 좌지우지돼서는 안된다. 그들과 당당히 맞서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