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Y파일] 한석규 '인기는 즐거워'
기사입력 1997년 02월 04일 15시 59분
`닥터봉'과 `은행나무 침대'로 연이어 흥행 홈런을 날리고 세번째 타석에 `초록 물고기'란 방망이로 타석에 들어선 . 성우와 탤런트를 거쳐 이제 영화배우로 뿌리를 완전히 내리고 있다.
그의 매력은 성실한 연기와 마치 80년대 초 다방 디제이를 연상 시키는 보이스 컬러에 있다. 물론 영화를 두 편밖에 임해보지 않은 경력에 비하면 상당히 시나리오 보는 눈이 예리하다는 평가도 있다.
이처럼 예리한 가 막둥이로 출연중인 `초록 물고기'에서 많은 에피소드를 남겼다.
상계동 번화가에서 있은 촬영에서다. 카메라와 조명이 보이자 길가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무슨 영화찍는 모양이지. 구경이나 하자구"하면서 "배우가 누구냐? 영화제목이 뭐냐?" 등등을 스태프에게 묻는다. 스태프들이야 귀찮지만 대답할 수밖에.
"구요, 초목 물고기예요."
가 나온다 소리에 구경꾼은 겉잡을 수 없이 모여드는데 당시 는 카메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대기상태. 시커먼 선글라스에 팔짱을 끼고 서있으니 배우인 줄은 아무도 몰라 볼터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는 안나오고 자꾸 스태프들만 왔다 갔다 하자 모여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에이,촬영한대서 추운데 구경 나왔구만 배우는 코빼기도 안보이는구만."
"글쎄말야. 에이 가자구. 근데 저놈아는 왜 야밤에 선글라스를 끼고 저런대. 참나, 지가 인줄 아나보지. 웃기는 X이구만."
졸지에 웃기는 가 되어버린 진짜 왈 "아저씨,제가 인줄 아는 웃기는 X이 아니구요,진짜 예요."
하지만 촬영때문에 선글라스를 벗지 못해 아무도 믿지 않더라는게 당시를 지켜본 제작 스태프들의 증언이다.
이윽고 촬영이 끝나고 촬영현장에서 제일 즐거운 식사시간. , 심혜진, (물론 선글라스는 벗고)가 자리잡은 식탁은 식당 아줌마의 특별 서비스로 인해 다른 스태프의 식탁과 많은 차이를 보였다.
이에 샘이 난 `초록 물고기'의 기획자인 여균동 감독이 장난스레 말했다.
"아주머니,제가 이렇게 생겼어도 배우예요."
그러나 아주머니는 웃기만 하고 반찬은 배우들 식탁으로만 날라졌다고. 역시 이 세상은 불신의 시대인가? 내가 나라고 해도 믿지 않는 세상이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