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림] 갱스터 3총사 스무살의 반란
기사입력 1997년 02월 03일 15시 21분
"한국 갱스터는 바로 우리들이다."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는 혼미정국 가요계에 남성 3인방 스크림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TV 3사의 쇼프로를 통해서 새 노래 `스무살의 비망록'으로 말(?)을 갈아탔음을 만천하에 신고한 이들에게 쏟아지는 팬들의 환호가 예사롭지 않다. 노래에선 냄새가 물씬 풍기고 강한 펑키댄스의 안무에선 오랜전 히트했던 영화 `더티 댄싱'의 격렬한 남녀 듀엣댄스를 떠올리게 만든다. 이같은 바람이 휘몰아치면서 `스무살의 비망록'이 예비수순없이 곧바로 10위권 진입을 노리며 호시탐탐 왕좌자리를 엿보고 있다. 여기에 블랙과 회색으로 멋을 낸 외모 또한 화려함만을 내세우던 것과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갱스터 영화의 주인공같은 매력에 팬들이 흠뻑 빠져들어 스타탄생 분위기는 농익었다. 프랑스영화 `세 남자와 아기바구니'의 주인공들처럼 어눌해 보이는 면도 매력포인트. 77년생 20세 동갑내기 김태훈, 박세진, 송강의 남성 3총사. 2월 다른 그룹들이 기지개를 켜는 대회전을 앞두고 스크림은 97년을 `댄스 종식, 갱스터 부활의 해'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만천하에 공개하고 나섰다. "우리들이 20세가 되는 해에 이 노래를 불러야 제맛 아니겠냐고 멤버들이 아껴뒀던 곡입니다. 처음부터 저희들은 이 노래 `스무살의 비망록'을 타이틀곡으로 생각했었어요." 깔끔한 보컬이란 트레이드마크를 반납하고 걸죽하면서도 힘있는 야성적 목소리로 톤을 바꾼 김태훈의 얘기는 스크림의 올해 행보를 미리 짚어볼 수 있는 예고변. 실제로 스크림은 지금까지의 귀엽고 화려한 이미지를 100% 완전 반납하고 새롭게 팬들에게 파고들 계획을 지난해 가을부터 세워, 그동안 D데이만을 기다려왔다. 긴급 입수한 파리패션으로 올 유행을 미리 예상해 잡아간 코디부터 헤어스타일, 보이스컬러까지 완전 개조, 제2기 스크림의 출발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갱스터들의 가장 큰 특징은 겁없이 앞으로만 나아간다는 남성다움 아닙니까." 세목소리가 하나 되어 외치는 불퇴의 포효에서 이미 스크림의 올 첫 반란은 시작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