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역] 역따라 웃음따라
기사입력 1997년 02월 02일 16시 53분
`여자가 가면 환영받는 역, 타고 있으면 다리가 저린 역, 노사간에 만나야 할 역…'.
전철역 유머가 승객들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지하철 5, 7호선이 잇따라 개통되는 등 및 수도권 전철역의 수가 무려 197개로 늘어나면서 희한한 이름의 역들이 많아짐에 따라 일부 승객들이 역이름에 대한 우스갯소리를 만들어 퍼뜨리고 있는 것.
전철유머는 `지옥철'안에서 한바탕 웃으며 지루함을 달랠 수 있는데다 신설역의 이름도 쉽게 기억할 수 있어 급속히 번지고 있다.
지하철 5호선 이용자들은 특히 방화역, 목동역, 신정역, 오금역 등을 문답식 퀴즈에 자주 올린다.
불장난하다 사고치는 역은 방화역, 양치기 소년의 주인공이 사는 역은 목동역, 양력설 쇠는 사람들이 가는 역은 신정역, 타고 있으면 다리가 저린 역은 오금역 등의 문답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역 이름을 기억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7호선 이용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머 퀴즈는 이산가족의 꿈을 이뤄주는 상봉역.
수락산역（어떤 요구든 다 들어주는 역）도 이 구간 이용자들에게 회자되는 유머중 하나.
남성역（여자가 가면 환영받는 역）, 내방역（오빠방 옆에 있는 역） 등 미개통 구간인 6호선의 역도 유머창안자들에게는 예외가 될 수 없다.
일산선 전철의 대화역은 노사간에 만나야할 역으로 통한다.
전철유머는 새로 개통된 구간의 역들이 주축을 이루지만 기존노선의 역들도 감초처럼 끼어든다.
강남역은 친구따라 가는 역, 길음역은 에서 가장 긴 역, 개봉역은 영화감독들이 초조하게 기다리는 역, 사당역은 저세상으로 간 사람들을 기리기 위한 역 등 고전적인 유머들이 덩달아 오르내리고 있는 것.
지하철 5호선을 이용하는 김성아씨（25· 신정동）는 "신설역이 많아지면서 역이름 외우는 것이 여간 버겁지 않았던 차였는데 언제부터인가 역 이름에서 힌트를 얻은 갖가지 유머 퀴즈가 나돌면서
보다 쉽게 외울 수 있게 됐다"며 "이들 유머는 출퇴근길에 친구끼리 퀴즈로 내고 풀다보면 주변 사람들까지 웃음바다가 되기도 할 정도로 지루함을 덜기에 아주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