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천] 자율야구 시동
기사입력 1997년 02월 02일 16시 41분
`독불장군' 삼성 감독이 `부드러운 남자'로 변하고 있다. 트레이드 마크인 `관리야구'를 과감히 버리고 `자율야구'를 시험대에 올렸다. 지난달 28일（한국시간）부터 미국 다저타운의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백감독은 훈련에 앞서 `자율'을 강조했다. 선수들에게 "날씨가 좋다고 오버페이스 하지마라. 훈련량은 각자 알아서 조절하라"며 파격적인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훈련과정과 선수관리도 팀코치들과 인스트럭터로 영입한 코치들에게 모두 맡겼다. 대신 자신은 선수들과 대화 시간을 갖는 등 인화와 단결을 통한 팀워크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옹고집' 백감독이 변화의 조짐을 보인때는 페넌트레이스가 끝난 작년 10월. 작년 가을철 훈련때는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않기 위해 코치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전화보고만 받았다. 그것도 모자라 구단이 실시한 신세대 교육에도 2번이나 자진해서 참가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백감독은 올해부터는 훈련과 선수기용에 코치들의 의견을 대폭 수용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페넌트레이스 투수운영에 관한 전권을 권영호 임호균 투수코치에게 일임했다. 사사건건 간섭해야 직성이 풀리는 백감독이 이같이 바뀐 것은 작년시즌을 치르면서 신세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음을 실감했기 때문. 새로 부임한 전수신 사장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도 그의 변신에 한몫을 거들었다. 그러나 명예회복을 노리는 백감독이 성적이 나쁠 경우 주저없이 `자율야구'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