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필성] 투혼야구 새출발
기사입력 1997년 02월 02일 16시 40분
▲냉장고에 얼음이 떨어지면 안된다. ▲거짓말은 필수다. ▲비시즌엔 남편보다 바빠야 한다. 롯데 3루수 （30）의 부인 배영미씨（28）. 결혼 5년째의 그녀에겐 독특한 내조 3원칙이 있다. 남편은 맞으면서 야구를 하는 스타일이다. 95년엔 5.7경기당 1개 꼴인 22개의 사구를 맞아 신기록을 세웠다. `＝투혼야구'로 통한 것도 이때부터다. 얼음찜질은 사구 치료법 중의 하나다. `맞는남편'을 위해 배씨는 얼음이 한가마니는 너끈히 들어갈 냉동실을 갖춘 냉장고를 쓰고 있다. 남편의 체력증진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다. 입이 짧은 남편에게 2년 동안 개소주를 녹용이라고 속이다 최근에야 들통났다. 아내의 정성이 고마운 남편은 이젠 "달다 달아"하며 한약을 쭉 들이킨다. 94,95년 전경기 출전도 아내의 덕이다. 요즘 배씨는 컴퓨터와 씨름하며 3번째 내조원칙을 실행하고 있다. 성적과 연봉관리를 위해서다. 작년 114경기서 타율 2할5푼1리에 그친 은 올해를 `투혼야구 앙코르의 해'로 삼는다. 90년 데뷔 이후 4년간 고작 6개의 도루가 시즌 최고기록이었던 그는 94, 95년 20개 이상의 도루를 했다. 데뷔 첫해 사인없이 도루하다 아웃된 뒤 감독（당시 ）에게 호되게 야단을 맞은 뒤 발이 꽁꽁 얼어붙었단다. 94년 지휘봉을 쥔 감독은 그에게 `자유도루'의 자격을 주었다. 도루 20개는 눈감고도 할 수 있다는게 의 장담이다. 하지만 올해 무엇보다 큰 목표는 팀에 소금같은 선수다. 핫코너를 빈틈없이 지키고 2할8푼대 타율로 전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다. 등뒤가 어느해보다 든든한 이유는 팍팍 밀어주는 `천사표 아내'가 있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