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 여성고객 몰려온다
기사입력 1997년 02월 01일 15시 29분
오락실에도 우먼파워가 한창이다. `금녀의 집'으로 여겨졌던 오락실에 최근들어 여성인파가 몰려들고 있어 우먼파워 시대를 실감케하고 있다. 오락실에 여성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오락실 형태가 획기적으로 바뀌면서부터. `게임센터'라는 이름으로 더 잘 통하는 최첨단 오락실의 경우 업장 내부가 대낮같이 밝아 심리적인 위축감을 덜어주는데다 흡연도 불가능해 여성들이 와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기 때문. 체인점 형태로 강서구 화곡동, 신정동 등에 들어선 `사이버존'의 경우, 여성이 전체 고객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우먼파워를 실감하고 있는 곳. 강서구 화곡동 `사이버존'의 아르바이트생 김은성씨(26)는 "하루에 50∼60명이상의 여성이 들른다"며 "낮에는 여학생들이 주를 이루나 저녁시간대에는 20대 초반의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오락실에 우먼파워가 거세진 것은 오락실이 체인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더욱 두드러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설명. 과거의 오락실이 대부분 어두컴컴한데다 흡연이 가능해 학교폭력의 온상이라는 지탄까지 받아온데 비해 최근의 오락실은 한켠에 테이블과 소파까지 마련하는 등 카페 분위기를 곁들여 주말이면 가족단위 고객이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교적 건전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것.
여성 고객이 이같이 증가하면서 오락실들은 업장의 일정 부분을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오락게임기를 배치하는데 할애하기 시작했다. 당산동 `원더파크'의 주인 손상봉씨(41)는 "여성고객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의 경향을 수시로 파악해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바꿔주는 등 여성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하미연씨(27． 중구 무교동)는 "예전에는 오락실에 가고 싶어도 왠지 겁이 나고 주위의 이목도 의식돼 쭈뼛쭈뼛했었는데 요새는 친구와 둘이서도 아무렇지 않게 가서 한두판 하고 나온다"며 "오락실이 더이상 남자만의 전용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