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훈] 난 미녀만 상대해
기사입력 1997년 02월 01일 15시 27분
지금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곰곰이 따져 보면 `왕자'와 `공주'는 7년 전에 이미 있었다.
당시 방송되던 TV 주말극 `엄마의 바다'에서 `신세대'란 말을 탄생시키며 젊은 커플로 열연했던 과 이 바로 안방극장에서 `왕자와 공주'의 운을 뗀 원조라면 원조다. 극 중에서 둘은 잘 사는 부잣집 아들 딸로 일단 `왕자 공주'로서 경제적 자격을 갖췄고, 잘난 외모는 물론, 성격마저 한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자존심 대결을 벌였던 것. 은 언니뻘인 와 `자뻑클럽'을 만들어 이 맥을 잇고 있지만, 은 `엄마∼' 단 한 작품만으로 `왕자'와 아듀했다. `M', `전쟁과 사랑', `칼라－화이트', `머나먼 나라' 등 그의 작품 연보를 보면 일찌감치 `왕자'와 결별한 사실을 알 수 있다. `M'은 SF, `전쟁과 사랑'은 말그대로 전쟁스펙터클, `화이트'는 환상적 러브스토리,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머나먼 나라'는 사회성 짙은 삶과 사랑얘기다. "만 6년 연기생활 동안 정말 한 작품 한 작품 골라 했어요. 중간중간 공백을 갖더라도 몇몇 선배님처럼 절대 겹치기 안하고, 한 작품에 투신한 셈이지요. 그러다 보니 배역운도 많이 따른 것 같아요." 작년 연말, 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TV상'에서 `전쟁과 사랑'으로 주연남우상을 받은 게 그 결실이다. 극중 캐릭터가 좋고 작품을 잘 만난 덕분에 은 상대역인 미녀운도 따랐다. `M'의 심은하, `전쟁과 사랑'의 , `화이트'의 . 지금은 또 2TV `머나먼 나라'에서 과 막바지 사랑에 빠져있다. 한때 여배우로 나선 에게 눈을 돌리다, 그래도 평생을 같이 할 여자는 이라는 작심에 뒤돌아섰지만, 지금은 거꾸로 이 냉담한 역전상태다. 회계사로 들어간 기업이 의 생부회사이고, 이 PD시절 알게된 환경운동가 최욱진이 연적으로 버티고 선 꼬이고 꼬인 인연. 그러나 한번 실수로 다시 마음을 굳힌 의 눈빛은 을 놓칠 것 같지 않다. "오랜만에 공백을 갖지 않게 됐어요. 전에는 지칠 것 같아 일부러라도 그랬는데, 지금은 앞뒤 볼 것 없이 마구 달리고 싶어요." 불붙은 연기혼을 사를 새 무대는 3월 방송되는 2TV 새 미니시리즈 `폭풍속으로'. 여기서 대학생 선수인 주인공 이강찬역으로 출연한다. 앞길 창창한 젊은이가 모함으로 감옥에 끌려가고 탈옥해서 이를 하나하나 복수한다는 얘기로, 전작에서 보여준 것처럼 녹록지 않은 파란만장의 `이창훈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