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버려진 강아지가 간호견 재롱
기사입력 1997년 02월 01일 02시 18분
버려진 개가 병상에서 앓아누운 군인의 `기쁨조'가 돼 화제가 되고 있다. 국군 벽제병원에 입원한 군인들은 요즘 병상에 누워서도 외롭지 않다. 미키와 미미, 깐돌이, 캐빈이 친구가 돼주기 때문이다. 이들은 군부대에 있다고 해서 값싼 잡종견이 아니다. 미키와 미미는 푸들이고, 깐돌이는 요쿠셔테리어, 캐빈은 치와와다. 시중에서 돈을 주고 사려면 적어도 20만원쯤 나가는 `비싼 몸'이다. 현재 미키와 미미는 외과병동에서 환자들과 살고 있으며 깐돌이와 캐빈은 일반사병 중대 행정반에서 자라고 있다. 미키와 미미는 푸들 특유의 재롱으로 환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아픈 개라고 버림받았던 쓰라린 상처를 환자들에게서 보상받고 있는 셈이다. 특히 뒷다리를 다쳐 다리를 절룩이는 미키는 환자들과 같은 처지여서 동병상련의 사랑을 받기도 한다. 훈련 중 다리를 다쳐 입원한 한 장병은 병상에서 미키 미미와 친해진 뒤 깁스를 풀자마자 이들을 데리고 산보를 다니며 빠른 회복을 보여 원대복귀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애완견이 국군 전력에 이바지한 셈이다. 이들이 병원에 들어온 뒤 환자와 기간병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적어도 하루에 3번 이상 개와 놀며 65％가 개에게 먹이를 주거나 장난을 치고, 산책, 훈련을 시켰다고 답했다. 이들이 국군병원에서 입원치료중인 군인들에게 재롱을 부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 한국동물구조협회에서 버려진 개 가운데 사람을 잘 따르는 한살 전후의 애완견을 골라 외로운 국군병원 병동에 보내준 것. 이들이 구조협회에 왔을 때는 병들거나 다쳐 주인으로부터 버림 받은 몸이었지만 자원봉사자들의 정성어린 치료로 거의 완쾌돼 새로운 주인 아닌 친구를 만난 셈이다. 구조협회는 아픈 사람이 많은 병원으로 가는 개라는 점에서 더욱 위생에 힘써 예방접종 등 필요한 모든 과정을 마쳤고, 개와 함께 휴대용 개집과 밥그릇, 사료, 샴푸, 빗, 발톱깎이 등을 보냈다. 또 자원봉사자가 수시로 찾아가 목욕을 시켜주고, 털을 빗겨주고 발톱을 깎아주는 한편 구충제도 먹여 혹시 있을 지 모르는 개에 의한 감염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동물구조협회는 애완견에 대한 환자들의 반응이 좋자 관계기관과 협의해 추가로 더 많은 국군병원에 애완견을 보낼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