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성] 강타자 전통 잇는다
기사입력 1997년 01월 31일 17시 49분
"번호값 꼭 할 겁니다." OB의 `최신형 대포' 문희성（24）이 8년만에 등번호 10번의 전통을 잇는다. 문희성은 지난 30일 자신의 배번이 10번으로 확정 발표되자 내심 쾌재를 불렀다. 10번은 꽉 찬 느낌을 주는 숫자여서 강타자들이 애용하는 번호지만 OB에서만은 아무나 달 수가 없었다. 원년인 82년부터 89년까지 10번을 달고 뛰었던 윤동균 전 OB감독이 은퇴한 뒤 영구결번처럼 인식되던 것을 93년 강 혁이 물려받았으나 2중등록 파문으로 영구제명이 되는 바람에 맥이 끊겼다. 이처럼 사연 많은 배번 10번의 새주인이 됐으니 문희성의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 10일 계약금 2억1천만원, 연봉 2천만원에 입단한 문희성이 프로에서 승부를 거는 것도 역시 큰 방망이다. 지난 13일 나무방망이를 처음 만지기 시작했지만 단기 집중적인 훈련으로 적응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오전 10시부터 4시간의 팀훈련이 끝난 후에도 잠실구장 지하연습장에서 피칭머신을 상대로 1시간동안 특타로 땀을 뺀다. 프로 투수들의 빠른 변화구에 대처하기 위해 방망이 스피드를 높이는게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우락부락한 외모답지 않게 성격이 서글서글해 선배들은 "쟤는 얼굴만 봐도 웃긴다"며 `호동이'라는 애칭까지 붙여줬다. 올해 왼손강타자인 김형석 김종석과 주전 1루수를 놓고 경쟁할 문희성의 프로 적응은 이처럼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