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아이디어] 사인 음악
기사입력 1997년 01월 31일 17시 46분
최고의 어떤 백화점은 그날 목표 매상액이 달성되는 순간 `오브라디 오브라더'를 방송한다. 그 음악을 듣는 순간 직원들은 한숨을 돌리며 긴장을 푼다. 그리고 즐거움 속에서 마음의 휴식을 잠깐이나마 만끽한다. `오브라디 오브라더 랄랄라라 즐거워∼'라는 목표달성 음악만이 있는 건 아니다.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미리 약속된 `사인 음악'을 튼다. 예를 들어 어느 여름날, 백화점에 도둑이 들었다 치자. 도둑이 들었다고 곧이곧대로 방송하면 큰 혼란이 생길 것이다. 손님들은 자기 지갑이 주머니에 잘 있는지 확인하느라 법석을 떨 것이다. 지갑이 있는 것을 확인해도 은연중 불안해져 쇼핑을 후닥닥 끝내고 얼른 백화점을 빠져나가려 할 것이다. 결과는? 매상이 뚝 떨어진다. 그래서 도둑이 들었다는 사인으로 미리 약속된 음악을 방송한다. 그 음악은 크리스마스 캐럴 `기쁘다 구주 오셨네∼'다. 여름에 웬 캐럴? 손님들은 약간 의아해하면서도 재미있어 하는 표정들이 된다. 기분이 좋아지면 물건을 아마 한가지라도 더 살 것이다. 그러나 직원들은 캐럴의 의미를 아는만큼 만반의 방어준비를 한다. 손님들에게 어떤 피해도 가지 않도록 눈을 부라린다. 밖에 비가 오면 이번 음악은 스타카토다. 직원들은 그 음악을 듣는 시점에서 잽싸게 포장지를 바꾼다. 비에 젖지 않도록 종이 포장지를 비닐 포장지로 바꾸는 것이다. 물론 한국의 백화점들도 이런 방식으로 음악을 만들어 쓰고 있다. 하지만 일본쪽이 보다 치밀하고 세밀한 느낌을 준다. 대단히 좋은 아이디어다. 이런 아이디어는 얼마든지 응용해볼 수 있다. 아이디어만 좋으면 백화점을 찾아가 프로그램을 팔 수도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