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촌] 옹기종기 '둥지'
기사입력 1997년 01월 31일 17시 43분
예술창작은 고독하게 혼자하는 작업임에도 최근에는 뜻맞는 미술작가들끼리 예술가촌을 이루며 동고동락하는 경우가 늘어나 눈길을 끈다. 특히 이 올해부터 폐교를 활용해 미술가들에게 창작공간을 임대해주는 `미술창작공간지원사업'을 벌일 예정인데다가, 삼성문화재단과 가나화랑이 `파리 국제예술가촌(Cite)' 아틀리에를 장기임대하고 올해부터 국내작가를 입주시켜 예술가촌 형성은 바야흐로 국제간의 장벽을 뛰어넘고 있다. 국내 미술계의 예술가촌은 땅값도 비교적 싸고 작업환경도 좋은 근교나 일원이 대부분. 80년대 초반부터 예술가촌이 형성되기 시작한 안성을 비롯, 고양시 지영동과 파주시, 일산, 성남, 평창동 등지가 있다. 안성의 경우, 박서보 서승원 석난희 이반 이강소씨 등 중견화가들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이들과 다소 떨어진 안성 미리내 성지부근에는 조각가 한진섭씨를 중심으로 도예가 변승훈씨, 조각가 성동훈씨, 판화가 유연복씨, 화가 한미진씨 등이 오밀조밀 모여있다. 특히 한진섭 변승훈씨 등 미리내 성幟慣牡� 젊은 작가들 6명은 1주일에 1번씩 를 배우고 저녁을 함께 하는 모임도 갖고 있다. 한진섭씨는 "돌조각은 먼지와 소음이 심해 외곽으로 빠져야하는 까닭에 이곳에 아틀리에를 마련했다"고 설명. 평창동의 경우, 서양화가 윤명로씨를 선두로, 한국화가 박대성, 서양화가 김창렬 김서봉 오경환 하동철 정관모 김구림 정보원 김봉태씨 등 30여명의 작가들이 모여있다. 그런가하면 오는 6월 베니스 한국관 출품작가로 선정된 조각가 이형우씨를 비롯, 역시 조각가인 홍성도 이수홍 최기석씨와 화가 김흥모 이현미 하상림씨와 미술평론가 서성록씨 등 8명이 파주시 교하면 야당리에 공동작업장을 마련, 이달말 완공예정이다. 또 화가 황용진 김종학 신장식 오규형 오경환 유장복 진영선씨 등 7명의 작가가 고양시 지영동 배밭 안에 있는 목장 창고를 개조한 화실촌에서 따로 함께 작업을 하고 있다. 95년 5월 스튜디오 오픈을 기념한 전시를 연 바 있는 이들은 동서지간인 황용진씨와 김종학씨가 장인의 창고를 아틀리에로 쓰게 된 것을 계기로 식구가 불어났다. 그런가하면 아예 우사를 화실로 쓰는 작가들도 있는데,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에 자리잡은 이기봉 홍승혜 장문걸 이인희씨 등이 그들. 이밖에도 최석운 안창홍씨 등 젊은 작가들이 양평에 자리를 잡고 있고, 서양화가 박기호 김경희씨 등이 충남 당진에, 조각가 임영선 윤영석씨 등이 곤지암에 자리하는 등 마음맞는 동료 또는 선－후배 작가들이 예술가촌을 이루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