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 아십니까?] 굴, 신경쇠약에 효과
기사입력 1997년 01월 31일 17시 42분
묽은 초고추장을 듬뿍 찍어먹는 굵은 씨알의 굴 또는 석화. 잘디 잔 서산 자연산을 까서 종지에 담아 초장에 후루룩 씹는듯 삼키는듯 들이키는 "캬…" 싱그러운 향. 굴은 주로 염분이 적은 바닷가(우리나라의 경우 서남해안)에서 규조류를 먹고 사는데, 맛과 향이 워낙 뛰어나 옛 로마나 중국에서 황제의 기호식품으로 양식한 기록이 있다. `바다의 우유'라고 비유하면 굴이 섭섭해 한다. 비타민은 기본이고, 철분 망간 동 요드 인 칼슘이 풍부하다. 필수 아미노산도 있다. 굴의 당질은 대부분 글리코겐 성분으로 육류나 녹말을 분해, 소화흡수를 촉진시켜 성장기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좋다. 한방에서도 땀을 많이 흘리거나 신경 쇠약, 뇌일혈, 불면증 등에 효과가 있고, 껍질은 장질환이나 두통에 효험이 있다고 씌어있다. 생굴로 먹을 때는 산성이기 때문에 알칼리성인 레몬즙을 한방울 곁들이면 별미이다. 산도가 높은 초고추장이나 케첩 등에 찍어먹는 것은 맛을 증폭시키려는 오랜 세월의 맛자랑. 주당들은 전유어라 불리는 굴전을 빼놓을 수 없다. 늦가을부터 이른 봄에 채취한 굴에 소금을 듬북 쳐서 땅에 묻어 두었다가 색깔이 노랗게 됐을 때, 다시말해 작약이 필 때쯤 꺼내어 먹으면 맛이 뭐랄까, 입안에 폭포수가 떨어지듯 콜콜하다. 마늘채 미나리 고춧가루 참기름 등으로 양념하여 식은 밥이나 물말은 밥과 함께 들면 어떨까. 순식간에 밥 두어사발을 뚝딱 해치는 `밥도둑'으로 변한다. 불린 쌀을 참기름에 볶다가 육수나 물을 부어가며 끓인 뒤, 굴과 부추 등을 넣어 한번 더 끓인 굴죽은 영양 만점의 보양식. 파를 채썰어 생계란을 풀고 귤을 섞어 끓는 무채국에 줄알을 치면 해장으로 그만이다. 굴과 야채 또는 콩나물과 섞어 지은 굴밥을 양념 간장에 솔솔 비벼 먹는 맛도 일품. 서양에서는 석화를 빵가루와 치즈 등을 얹어 오븐에 구워 그라탕을 해먹기도 한다. 주의할 것은 굴은 산란기인 여름에는 영양가도 줄고, 독성이 생겨 식중독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 맛도 아리며 부패도 잘 되어 서양에서는 달력에 R자가 없는 달, 즉 5∼8월에는 죽어도 안먹는다. ▲굴요리 잘하는 집 소우리몽골(경기 일산, 해물 국수전골):0344-977-8765 나드리회관(안면도 횟집): 0455-73-4118 청미횟집(사강,제부도 가는 길): 0399-57-7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