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4강2중2약 용병이 변수
기사입력 1997년 01월 30일 14시 18분
오는 2월1일 역사적인 한국프로농구 원년리그 출범을 앞두고 8개 구단의 전력은 안개속에 묻혀있다.
지난 21일 폐막된 96∼97농구대잔치를 통해 이미 국내선수들의 전력은 공개된 상태지만 각팀마다 2명씩 가세한 용병들의 진짜 실력을 가늠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9일 입국한 용병들은 한달여 동안 국내선수들과 손발을 맞춰왔지만 아직 실전능력에 대해서는 검증을 받지 못한 상태이다.
그러나 농구전문가들은 원년리그 판도는 `4강 2중 2약'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우선 `농구 10단' 허 재（32）가 복귀한 기아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농구전문가들은 농구대잔치를 7차례나 석권한 허 재 의 `허－동－택 트리오'는 가히 국내 최강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여기에 용병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입단한 클리프 리드（27．1m93）가 가세, 노쇠화된 골밑에 새바람을 불어넣은 만큼 기아의 득세를 각 팀 감독들은 가장 경계하고 있다.
SBS도 4강 중 하나로 꼽힌다.
`저승 사자' 과 플레이메이커 오성식에 의존하던 SBS는 국내에 들어온 용병 중 가장 알찬 실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포인트가드 제럴드 워커（24．1m85）가 뛰어들어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용병의 위력이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삼성도 그동안의 연습경기서 믿음직한 플레이를 펼친 빈스 킹（26．1m98）과 캐빈 비어드（24．1m91）가 국내 농구에 빠른 적응도를 보여 유력한 대권후보로 꼽힌다.
동양 역시 로이 햄먼즈（26．2m1）가 골밑에 새바람을 불어넣은 덕택에 `에어' 의 부담이 줄어들면서 전력이 한층 배가됐다는 평가.
중위권으로는 현대와 대우가 꼽힌다.
현대는 경우 96∼97농구대잔치서 상무에 이어 남자 실업부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이 바람에 용병과 국내선수가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초반 레이스의 약점이다.
대우도 용병들의 실력이 기대치에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큰 전력상승 요인은 없다는 게 일반론.
한편 기업은행을 인수, 뒤늦게 프로리그에 동참한 나산과 한국은행－산업은행이 합종연횡한 나래는 약체로 분류되지만 "역시 판을 벌여봐야 알 수 있는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