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알고주알] 당구 볼링등 득도한 선수 많다
기사입력 1997년 01월 30일 14시 17분
발재간으로 먹고 사는 프로축구 선수들의 다양한 취미생활은 끝이 없다. 가장 보편적인 취미는 역시 공놀이. 당구 탁구 볼링 등 여러가지 둥근 물체로 하는 놀이에 있어선 득도의 경지에 올라선 선수가 많다. 축구를 업으로 삼다보니 둥근 공에 대한 친화력이 있기 때문일까? 하지만 그보다 고수의 경지에 오르게 된 원인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고된 훈련'에 있다. 빈틈없이 반복되는 강훈과 경기로 숙소를 멀리 벗어날 수 없어 주변의 가까운 당구장이나 볼링장을 내집 드나들 듯 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선 특히 당구계에 입문해도 곧바로 프로로 직행할 실력자들이 수두룩하다. 프로축구를 통틀어 `미스터 왕구슬'은 일화 `재간둥이' 이기범（27）. 4구 600의 실력으로 팀내 당구계를 평정한지 이미 오래고 원정경기에서도 무패를 자랑하고 있다. 몇 년이 지나도 점수를 올리지 않아 `짠물'소리를 듣는 선수도 있다. 대표주자는 올림픽대표 출신의 수원 삼성 조현두（24）. 300이지만 500에 못지않은 실력을 과시, 돈한번 따보겠다고 덤벼든 선후배를 모두 한방에 `KO'시킨 `한큐의 제왕'이다. 식스볼이 주특기로 내기당구에 강해 그라운드의 승부근성을 `사각테이블'에서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아기 코끼리' （．24）은 96년 봄 올림픽대표팀 비공식 당구선수권대회（?）에서 250밖에 안되는 실력으로 우승을 안아, `사기다마'란 별명을 얻기도. 선수뿐만 아니라 전남 허정무 감독도 당구 `짠 400'으로 현역선수들을 쩔쩔매게 한다. 허감독은 고스톱도 수준급이라 몇판 돌리기가 무섭게 상대방의 돈지갑에서 찬바람이 `휭휭'나도록 돈을 긁어모은다. 그래서 동료 선후배와 코칭스태프들의 경계대상 1호에 등록된 지 오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