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 거품빼기가 능사 아니다
기사입력 1997년 01월 30일 14시 16분
`거품제거＝Yes, 구단이미지＝No.' 대대적인 `거품빼기작전'에 나섰던 OB가 29일 진갑용에게 곰 유니폼을 입힘으로써 신인들과의 계약을 마무리지었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스토브리그를 거쳐 올해 OB에 입단한 루키들은 모두 12명. 지명신인 가운데 투수 최경훈（선린상고） 김덕용（휘문고） 등 6명은 대학진학을 결정하고 프로행을 4년뒤로 미뤘다. 이 6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12명에게 투자한 돈은 20억2천100만원. OB의 역대 스카우트비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일 뿐더러 올해 8개팀을 통틀어도 의 27억1천500만원에 이어 2번째다. 작년 강영수 등 11명의 신인을 데려오기 위해 쓴 10억5천만원과 비교해볼때 1년만에 무려 2배 가까이 뛴 셈이다. 1인당 평균 스카우트비가 1억6천800만원. 하지만 작년 꼴찌의 대가로 얻은 진갑용과 김영수를 포함, 이경필 강규철 등 유난히 대어급 선수들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스카우트를 마무리 지었다는 평가다. 보통 신인들과의 협상과정에서 스카우트 비용은 약간씩 초과하게 마련인데 OB는 예정에 없던 의 문희성까지 영입하고도 당초 책정액 20억원에 정확히 맞추는 치밀함을 보였다. 결국 구단의 `거품빼기'는 어느정도 성공한 셈이지만 반면 잃은 것도 많았다. 팬들로 부터는 "짠돌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고 협상테이블에선 `깎아내리기'로 일관해 선수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다. 아마야구 선수들 사이에선 OB가 `기피구단'으로 찍혀있다고 한다. `거품빼기'와 `구단 이미지' 어느 것이 구단에 유리할 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