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가시 초가] 삭막한 아파트촌의 작은 쉼터
기사입력 1997년 01월 29일 16시 51분
`아파트 숲 속의 초가집.'
한때 존폐위기에 놓이기도 했던 `밤가시 초가'가 복원돼 새로 문을 열었다.
최근 고양시 일산구 정발산의 북쪽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1천300여평의 터에 조선후기 초가의 형태인 밤가시 초가가 마무리 단장을 끝내고 아파트 주민들의 작은 쉼터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고양시에서 7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92년부터 5년간에 걸쳐 복원한 이 밤가시 초가는 19세 전반기 중부지방의 전통적인 서민주택의 구조를 그대로 재현해냈다.
`밤가시(栗洞)'란 의미는 당시 마을에 밤나무가 울창한데서 유래된 이름. 밤나무는 당시 마을주민들의 주요수입원이자 생활용품으로 사용됐다.
이번에 복원된 밤가시 초가 역시 기둥과 대들보, 중방, 마루, 서까래등에 모두 밤나무를 재목으로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 옛날 모습을 원상대로 복구하기 위해 울타리와 장독대를 만들고, 밤나무와 살구나무, 감나무, 대추나무, 조선소나무 등 30여그루의 토종나무를 심었다.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밤가시 초가 외에 새로 지은 50평의 초가 민속전시관에는 전통생활 모습을 보여주는 쟁기 돌절구 등의 농기구류와 밀랍인형 등 생활용품 300여점이 전시됐다.
작은 규모의 유물지인지라 약 30분정도면 대충 구경이 끝나는 아쉬움이 남지만, 바로 맞닥뜨려 있는 정발산 공원과 승용차로 5분 거리인 일산 호수공원과의 연계선상에서 한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다.
민속전시관의 정동일 전문직원은 "아파트촌에서의 삭막함을 달랠 수 있고 아이들을 위한 교육현장의 장소로는 적격"이라며 "2∼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친뒤 오는 3월중에 정식 개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의 (0344)905-7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