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벽타기] 속도왕 가린다
기사입력 1997년 01월 29일 16시 41분
국내 등반 사상 초유의 `빙벽 오르기 대회'가 열린다. 는 지역을 중심으로 열리는 `97설악 눈꽃축제(1월 30일∼2월2일)' 행사의 일환으로 2월 1일과 2일 이틀간 국내 최초의 빙벽등반 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암벽등반대회는 수차례 있었으나 빙벽에서 속도 등반 경기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대미문의 빙벽 등반대회가 열리는 곳은 겨울이면 용기있고 야심찬 아이스클라이머들의 도전장이 되고 있는 토왕성폭포. 2단폭포인 토왕폭은 하단120m, 중단 60m, 상단 140m로 총 등반길이가 무려 340m에 달하는 국내 최대규모다. 1960년에 첫 도전이 시도됐으나 초등정은 10년 후인 1977년에, 그것도 12일이나 걸리는 마라톤 끝에 이뤄졌는데 그 후 등정에 성공한 클라이머도 많았지만 해마다 4∼5명이 희생돼 극한등반의 상징으로 인식되어온 곳. 지난해 2월에도 백산산악회 소속의 이영복씨(당시 26세)가 로프가 끊기며 추락, 변을 당한 바 있다. 한국적십자사 구조대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120m 높이의 하단에서 톱로핑(Top Roping·안전을 위해 위에서 늘어뜨린 줄에 연결해 등반하는 것) 방식으로 치러진다. 아이스해머 또는 피켈 2자루와 크램폰,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등반을 시작, 중단부 초입의 골라인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측정, 가장 빠른 사람이 챔피언이 된다. 한편 토왕폭 등반은 초등 당시에는 12일이나 걸렸으나 80년대 들어 당일등반 단독등반 여성초등 등 신기록이 쏟아졌으며 최근에는 1시간여만에 등반을 마치는 `클라이밍 머신'들도 등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