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타일기] 김소연 (11)
기사입력 1997년 01월 28일 14시 57분
버스가 낭떠러지에 걸려서 간신히 섰을때 우리는 정신없이 잠을 자고 있었다. 갑자기 꽝하는 소리와 함께 앞으로 머리를 박는 사람, 넘어지는 사람, 한바탕 난리가 났다. 함께 가던 매니저는 조그만 사고가 일어났을 뿐이라며 우리를 안심시켰다.그러나 나중에 구조대가 와서 버스에서 내릴때 보니 까마득한 낭떠러지 끝에 버스가 걸려있었던 것이다. 그때 만약 버스가 1@라도 더 앞으로 나갔다면 우리 모두 하늘나라로 올라갈 뻔 했었다. TV `신고합니다'를 찍으면서도 고생을 많이 했다. 당시 SBS TV `도시남녀'도 출연 중이어서 나는 와 을 일주일에 두번씩 왕래하는 강행군을 했다. 설상가상, 철원지역에 엄청날 폭우가 내려 촬영 세트가 다 떠내려가는 일이 생겼다. 부대안 진입로까지 막혀버리고. 그때부터 촬영 스케줄이 정신없이 꼬이기 시작했는데, 심할때는 하루에 한번씩 와 을 오갔던 적도 있다. 그러나 `살인적인' 스케줄에 시달리며 잠도 못자고 식사도 제때 못하는 고생을 했지만 난 힘이 드는지도 몰랐다. 연기자가 되기전에 좋아하던 오빠, 오빠 등과 촬영을 하니 신이 날 수 밖에. `신고합니다'에서 내 상대역으로 출연한 오빠는 정말 성격이 아주 좋았다. 이상적인 남편감이라고 해야할까? 자상하고, 전체 분위기도 잘 이끌어가면서 출연진 한명 한명을 잘 챙겨주는 스타일이었다. 반면 오빠는 연애 상대로 `베스트'일 것이다. 장난꾸러기 같은 오빠의 얼굴을 대하기만 하면 절로 웃음이 나와 하루의 피로가 다 씻겨내려가는 것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