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병] 종류도 가지가지
기사입력 1997년 01월 27일 15시 29분
백설공주, 평강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선녀공주…. 공주병도 세분화시대가 됐다. 지난해 불어닥친 공주병 열풍이 올들어 보다 구체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경제적 분류, 동화적 분류, 속담과 사자성어적 분류 등 다양한 분류법에 따라 공주병에 대한 명칭이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백공주' `천공주' `억공주' 등은 이른바 경제적인 분류법에 따른 것. 몇백만원을 호가하는 밍크 코트를 걸치고 있을 경우에는 `백공주'로, 몇천만원을 호가하는 소형차를 타고 다닐 때는 `천공주'로, 외제차를 갖고 있는 여자는 `억공주'로 부른다는 것. 이보다 흔한 것은 동화적 분류법. 가장 흔한 `백설공주'는 물론 `평강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선녀공주' 등이 망라된다. 이에 따라 요즘에는 `넌 공주병이야'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넌 잠자는 숲속의 공주병이야'라고 콕 찍어 불러야 대화에 낄 수가 있다. `백설공주'는 최소한 7명 이상의 추종자를 거느릴 정도로 애인이 많아야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여성을 가리키는 말. `평강공주'는 더 멋진 남자를 사귈 수도 있음에도 자기 보다 못한 남자를 찾아 자신이 그를 킹카로 만들겠다고 호기를 부리는 형이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잠이 많은 여성으로 멋있는 남성이 와 자신에게 키스를 해주기를 바라는 형. `선녀공주'는 선녀와 나무꾼에서 유래된 말로 남성으로 하여금 자신을 믿도록 온갖 감언이설을 내뱉은 후 마지막에 뒤통수를 치는 형. 속담과 사자성어적 분류법으로 도출된 `공주병'의 목록으로는 `개천에서 난 공주' `열번 찍어도 안 넘어가는 공주' `유유상종 공주' 등이 있다. `개천에서 난 공주'는 말그대로 친구들은 영 볼일 없는데 혼자만 미모를 갖춰 타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여성을 가리킨다. `유유상종 공주'는 같이 어울리는 친구들이 모두 막상막하의 공주들로 일명 `공주파'로도 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