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레스&그로밋] 인간미 넘치는 점토 인형의 모험
기사입력 1997년 01월 27일 15시 27분
할리우드 오락영화들의 틈바구니에서 보석같이 빛나는 영국의 클레이메이션(Claymation)영화 한편이 소개된다. 다음달 1일부터 개봉()되는 `월레스 & 그로밋'(닉 파크 감독_아드만 스튜디오제작)이 그것.
클레이메이션이란 기존의 셀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점토로 만든 인형에 한번의 변화를 줄 때마다 각각 한 프레임씩 찍어가는 애니메이션영화. 이를테면 1초 분량이 24프레임이니까 이같은 수작업을 수만번 거쳐야 몇십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월레스…'도 이렇게해서 완성된 영화. 마음씨 착한 50대의 발명가 월레스와 그의 충직한 애견 그로밋의 흥미진진한 모험과 유쾌한 유머가 액션과 코미디, 멜로와 SF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면서 1시간30분동안 펼쳐진다. `월레스…'의 가장 큰 특징은 캐릭터의 친근감과 따뜻한 시각의 연출. 애니메이션부문의 수상 배경도 여기에 있다. 컴퓨터그래픽에 의한 애니메이션에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생명력이 매 장면에서 솟구치고 있다. 치즈 얹은 크래커를 먹으며 엉성한 발명품을 만드는 월레스, 바흐의 음악을 들으며 `죄와 벌'을 읽는 식견높은 개 그로밋. 특히 의인화된 그로밋에게는 단 한마디의 대사도 없고, 심지어는 짖지도 않게 하면서 눈빛과 표정으로만 감정표현을 이끌어낸 착상은 압권이다. 달나라여행 이야기를 다룬 `화려한 외출'을 비롯해 `전자바지 소동', `양털도둑'등 3편의 에피소드 모두 풍부한 유머와 재치가 가득하다. 그동안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을 통해 일부가 간간히 소개된 뒤 "`'에서 찾을 수 없는 고급스런 유머와 `아키라'에서 볼 수 없었던 따뜻함이 가득한 영화"라던 PC통신 등의 평가를 충분히 실감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