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따뜻한 제주 스키장 세운다
기사입력 1997년 01월 27일 15시 25분
`따뜻한 남쪽나라' 에 스키장 건설 계획이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범 지사는 한라산 눈꽃축제 개막일인 25일 "눈꽃축제를 통해 눈(雪)의 관광자원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입증됐다"며 "시 인근에 스키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비(非)인'들의 비공식적 언급은 있었으나 도 행정의 최고결정권자가 스키장 얘기를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 에 스키장 얘기가 오갔던 것은 겨울이면 영동지역 못지 않게 많은 눈이 내리는 한라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가 스키장 건설을 추진중이라고 밝힌 곳은 한라산이 아닌 기생화산(일명 `오름'). 한라산 구역내 건설은 법적, 제도적으로 문제가 많기 때문에 바깥, 도심 부근을 후보지로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신 지사는 "스키장 후보지인 한 오름(분지 면적 70ha)의 답사 작업을 이미 마쳤으나 부동산 투기가 우려돼 위치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라산 훼손없이 스키장이 생겨 관광수입이 늘어난다면 바람직스런 일. 그러나 실현성 여부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시각이 많다. 한라산은 적설량이 많긴하지만 등과는 달리 지열이 높아 금방 녹아버리는 단점이 있는데 고도가 더 낮은 기생화산의 사면에 과연 눈이 얼마동안이나 녹지 않고 남아 있을 것인가가 가장 큰 문제. 스키시즌이 길게 잡아도 20일을 못넘길 것이라는 게 스키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이 계획이 가지는 비현실적인 아이디어가 난무한 채 내실없이 끝난 눈꽃축제와 맞물려 나왔다는 점도 신뢰를 얻지 못하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헬리 스키, 스노 보드, 스노 래프팅 등 계획은 거창했으나 역량이 부족한 이벤트 업체들에 실무를 맡겨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을 사실로 입증한 눈꽃축제처럼 일회성 관심끌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과연 가 스키장을 만들 수 있을지 레저스포츠계의 관심이 에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