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진-하태권] 한국 배드민턴 차세대 기수
기사입력 1997년 01월 27일 15시 20분
강경진（24．강남구청）－하태권（22．）조가 한국 배드민턴 남자복식의 차세대 기수로 떠올랐다. 97삼성 코리아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 마지막날 경기가 벌어진 26일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 5개 종목 가운데 금메달 4개의 주인공이 가려졌고 대회의 대단원은 바로 남자복식 결승이었다. 앞서 끝난 4개종목 결과 한국은 은1, 동5개로 노골드에 그쳤기에 강경진－하태권조는 금메달 부담감으로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상대는 세계랭킹 2위로 톱시드인 강호 얍킴혹－체아순키트（말레이시아）. 수비불안과 범실로 1세트를 빼앗긴 후 2세트 들어 투혼을 발휘했고, 강경진의 네트플레이와 하태권의 폭발적인 스매싱을 앞세워 결국 역전우승을 일궈냈다.
강－하조의 금메달은 지난 91, 92년 박주봉－김문수조의 2연패（連覇） 달성 이후 5년만에 다시 한국을 남자복식 정상에 올려놓은 쾌거. 지난해 하반기 다소 부진했던 이들은 코리아오픈 개막을 앞두고 머리까지 짧게 깎으며 각오를 다진 끝에 값진 열매를 맺어 주위의 찬사도 받았다. 강－하 콤비는 지난 95년 처음 손발을 맞춘 후 그해 홍콩오픈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왼손잡이인 강경진과 오른손잡이로 1m86의 장신인 하태권은 복식에 이상적인 조합.
빠르고 노련한 강경진이 전반적인 게임리드와 수비를 도맡아 하며, 하태권은 큰 키를 이용한 타점 높은 스매싱이 장기. 앞으로 리시브와 세기（細技）만 가다듬으면 `제2의 박주봉－김문수'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