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랑방] 조계현도 파업하라

기사입력 1997년 01월 27일 15시 16분

◇…27일 삼성이 1군 해외 전지훈련 출발의 팡파르를 울리면서 97시즌 전초전이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각구단마다 `굵직한' 미계약자가 적지 않아 스토브리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연봉 재계약 마감시한까지 앞으로 3일. 사그라들지 않는 연봉협상 불씨부터 들쑤셔 볼까요. ◇…미계약자 3명（ 이대진 ）을 남겨놓고 있는 해태의 협상테이블 뒷이야기가 단연 먼저죠. ◇…구단의 방침에 백지위임한 해태 의 97연봉이 지난 20일 1억2천만원으로 발표된 뒤 광주 팬들이 무척 흥분했다고 합니다. 연봉이 발표된 직후 서울과 광주구단 사무실에는 팬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답니다. 어떤 팬은 "최고대우를 운운할때는 언제고 이럴수 있느냐"며 언성을 높이다 전화로 구단직원과 말다툼까지 벌였습니다. 또 해태 팬클럽 코너에도 비난 일색이었습니다. ID가 MAHLER인 한 팬은 의 연봉산정을 최근의 파업정국과 비교, "마사장은 과 면담때 했던 말을 기억하는가. 은 파업으로 맞서야 한다"며 "우리도 OB처럼 에게 돈이라도 걷어줘야 할 판"이라고 비아냥거리더군요. ◇…PC통신엔 OB팬들의 원성도 만만치 않아요. OB는 지난 23일 PC통신을 통해 97캐치프레이즈를 공모했는데요. 대부분의 팬들이 "진갑용도 아직 입단을 못했고 문제로 팀이 어수선한 판에 무슨 캐치프레이즈 공모냐"며 냉담한 반응을 보인거죠. 게다가 최우수작 1편의 경품이 10만원 상당의 야구기념품 인것을 보고는 "`아껴야 잘 산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어떠냐"는 따끔한 일침도 있었습니다. 97년을 `거품빼기 원년'으로 선언한 OB의 수난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 손 혁은 30여분의 `작전 타임'까지 요구하며 재계약 협상을 벌였지만 불발로 끝났답니다. 손 혁은 지난 21일 잠실 라커룸에서 최종준단장과 면담을 하다 갑자기 전화할 곳이 있다며 대화를 중단했죠. 최단장이 자리를 비켜주자 손 혁은 아버지와 긴급 통화를 시도한 겁니다. 그러나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고, 손 혁은 더이상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며 다음 기회로 협상을 미뤘습니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뜻을 거역한 적이 없는 손 혁이 다음번엔 아버지를 대동하고 협상 테이블에 나올지도 모르겠군요. ◇…최근 롯데에는 유행어가 하나 생겼습니다. 군에 갔다온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유격장에서 조교가 독특한 억양으로 하는 "알겠습니까?"라는 말이죠. 롯데는 올시즌부터 조성옥코치를 컨디셔닝코치로 임명, 체력훈련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조코치는 웨이트트레이닝및 스트레칭을 직접시범 보인 뒤 항상 선수들의 동의를 구하며 말끝머리에 "알겠습니까?"를 반복하는 거죠. 다른 코치들도 조코치가 설명을 마칠때쯤 되면 동시에 "알겠습니까?"를 합창해 훈련장이 웃음바다랍니다. ◇…삼성의 경산볼파크엔 지난주 난데없이 `펭귄 부대'가 바글바글했다는데요. 감독이 겨울 파커 50여벌을 구단 직원과 선수들에게 제공하면서 부터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부업으로 옷장사를 하는 백감독은 시가 15만원 상당의 파커를 이른바 `땡처리' 차원에서 2만5천원의 파격가로 판매했답니다. `이게 웬 떡이냐'며 구단직원들과 선수들이 앞다퉈 구매에 나서, 준비해온 옷은 금세 동이 났는데요. 문제는 파커가 까만 바탕에 흰색 줄무늬인 까닭에 영하 10도의 강추위가 몰아친 지난주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총총걸음을 걷는 모습이 영락없이 남극의 펭귄을 연상시킨거죠. 한 구단직원은 "정식 유니폼으로 하는게 어떠냐"며 "팀이름도 삼성 펭귄스로 바꾸도록 건의해 보겠다"고 능청을 떨었습니다. ◇… 천보성감독이 악극 `울고 넘는 박달재'의 출연진 앞에서 노래 실력을 과시했답니다. 공연 마지막날인 지난 23일 천감독은 평소 친하게 지내는 극단 가교 김진태 대표와 예술의 전당을 찾았다가 얼떨결에 최주봉 윤문식 등 출연자들의 `쫑 파티'에 합석했습니다. 김진태대표의 소개로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마친 천감독에게 여기저기서 "한곡 뽑으라"는 요청이 들어왔고 강압에 못이겨 평소 잘부르던 `삼포 가는 길'을 열창했습니다. 난생 처음 연예인들의 회식 자리에 동참했던 천감독은 `좋은 악극 보고 좋은 경험했다'며 연일 싱글벙글이더군요. ◇…롯데 는 지난주 법원을 바쁘게 드나들어 오해를 받았죠. 송사에 휘말린건 아니고 작년말 출산한 둘째아이의 이름바꾸기 때문이죠. 는 교회에서 지어준 시훈과 시현중 시현을 택해 호적에 올렸는데 주위에서 시훈이 더 좋다고 권유했습니다. 그런데 개명과정이 쉽지 않은데다 판사의 결정까지 있어야 한다는 말에 "둘째가 효도하려고 벌써부터 고생을 시킨다"며 고개를 흔들더군요. ◇…제아무리 신세대라도 중국음식은 역시 자장면과 탕수육이라는 얘기가 요즘 신인들 입에서 나온답니다. 지난 24일 천감독의 초대로 강남의 모호텔 중식당에서 저녁을 먹게된 이병규 전승남 손지환은 이름도 생소한 특별 요리에는 좀처럼 손이 가지 않더랍니다. 결국 선수들의 눈치를 읽어낸 천감독은 이날 코스에도 없었던 탕수육에다 자장면 `특대'를 주문, 1군행이 결정된 새내기들의 배를 만족스럽게 채워줬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