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스타일기] 김소연 (9)
기사입력 1997년 01월 26일 14시 43분
TV `딸부잣집'에서 내가 맡은 역은 문제아 혜리다. 소리를 지르고 말썽을 피우는 강한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는지,그 후 인터뷰 때마다 실제 성격이 어떠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딸부잣집'은 처음으로 해본 성인 연기지만, 주윗분들의 도움 덕택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이때 특히 선생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선생님은 바쁜 와중에도 시간만 나면 분장실 구석으로 나를 데리고 가서, 함께 대사 연습을 해주시곤 하셨다.
신인들은 흔히 자기 말투(`조'라고 한다) 때문에 고민을 하는데, 이때 철저히 훈련을 받은 덕분에 나는 소위 `조'가 없다.
지금도 가장 존경하는 연기자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으면 서슴없이 선생님이라고 대답을 한다.
선생님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딸부잣집'이 종영된 후 2TV `드라마게임_두자와 함께 한 여름'에 캐스팅됐다.
이때 어머니 역할을 선생님이 해주셨는데, 나중에 안 일이지만 선생님이 적극 추천을 해주셨다고 한다.
`두자와 함께 한 여름'을 촬영하면서 난 난생 처음으로 강릉으로 출장을 갔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감독님이 촬영 진행상 수영복을 반드시 입어야겠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몸매에 자신이 없던 내가 수영복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것은 생각도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감독님의 불호령 앞에서 어쩔 수 있으랴.
강릉 시내에서 급하게 수영복을 마련한 나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카메라 앞에 섰고, 촬영이 끝난 후 부끄러워서 한참동안 울었다.
그때 결심했다. 어른이 되어서 몸매에 자신이 생긴다면 모르겠지만, 당분간 수영복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은 결단코 없으리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