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남이야 보신탕 먹든 말든
기사입력 1997년 01월 26일 14시 32분
두 젊은여자가 은밀하게 나누는 대화. 1여: 첫 경험…. 그것은 너무도 어이없게 이뤄진 거였어…. 2여: 당한 거야. 스스로 응한 거야? 1: 지난 여름, 어느날 낮에…. 2: 백주 대낮에！ 1: 그날 그가 이끄는 대로 나는 그냥 따라 간거야. 귀신이 씌었나봐. 그 집 앞에선 안 들어 가려고 저항을 했어. 그러나 끝까지 버티진 못한거야. 2: 애초에 가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1: 난 안에서 완강히 버텼어. 이런 장소에서 이러긴 싫다는 말을 했어. 그러나 그의 설득은 집요했어. 2: 저런！ 그 집은 어떤 곳이든? 1: 곳곳에서 남자들의 탄성이 들렸고 여자들도 간혹 숨죽인 신음을 뱉고…. 결국 나는 무너지고 말았어. 그토록 많은 뭇 남자들의 온갖 유혹에도 꿋꿋이 지켰던 내가 지고 만거야. 끝내 나는 그이와 첫경험을…. 2: 이왕 그렇게 된거 어쩌니. 어떻든? 1: 지금도 잘 모르겠어. 워낙 얼떨결에 당한 일이고, 짧은 시간에 이뤄져서…. 하지만 막상 겪고 났더니 오히려 담담해지는 거 있지！ 2: 기집애！ 1: 한편으로는 짜릿하면서도 부드럽고 달콤하다는 생각도 들더라구. 그 집을 나설 때 그 남자는 날 위로했어. 난 괜찮다고 했지. 뭐！ 2: 흐흠…. 네 말을 듣고 보니까 여자도…. 보신탕집에 가 볼만 하겠다. 겨우 보신탕 이야길하면서 왜 숨이 멎고 온몸이 꼬이도록 했느냐구? 난 그저 평범한 말로 한 여자의 보신탕 시식기(試食記)를 말했을 뿐이다. 괜히 헉헉거린 쪽은 당신 아니었냐구！ 그나저나 한 겨울에 보신탕 얘길 한 이유가 있다. 최근 권위있는 `'지가 개고기 먹는 한국의 음식문화를 비난하자 더 권위있는 전 주한미대사 `그레이그'씨가 편집자에게 강한 항의를 했다는 것이다. "난 한국에서 살아봐서 잘 아는데, 그 건 그 나라 고유의 전통음식일 뿐이에요. 또 애완견이 아닌 식용견을 식탁에 올렸으며 평범한 여자들도 많이 먹던 걸요. 일반적 편향보도 마세요！" 이랬다지.
사철탕 협회에서 그레이그씨에게 감사장이라도 수여해야할 일 아닌가！ 보신탕 드신 여자분들. 앞으로 먹을 계획이 있으신 분들！ 죄책감 가질 일도 아니고, 그 건 당신 자유 사항일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