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김명완3단 ●박승문 3단 ♣
기사입력 1997년 01월 26일 14시 23분
제2보(18∼41)＝이론에 박식하면 선입관을 갖기 쉽다. 이론에 얽매이다보면 융통성 또한 결여되기 십상이다. 포석 이론에 소목은 굳힘과 걸침에서 우선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걸쳐오기 전에 굳힘을 서둘러야하며 굳히기 전에 걸침 또한 서두를 자리라는 것. 물론 이 이론에 하자가 있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국면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백 18이 그와 같은 이론의 선입관에 얽매인 수. 국후 김 3단도 후회했다. `가'로 벌려갈 자리라는 것. 다음 흑 18로 걸쳐오면 `나'로 협공해 백이 활발했다고.
흑이 19로 양 날개를 펴자 백의 고민은 시작된다. 적당한 우상 흑 진에 대한 침입수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 결국 백 20 三．3 침입이 고작이었지만 흑 25．27 젖혀 이음이 좋아 34까지 백은 불만이 가득하다.
흑의 세력에 비해 백의 실리는 상대적으로 엷고 뒷맛 또한 고약하기 때문.
우상 흑 진의 모양에서는 보통 백 1 붙임이 정공법. 그러나 백이 이것을 선택하지 못한 이유는 흑 ▲때문. ▲가 A에 있으면 몰라도 지금은 흑 6과 적절한 벌림을 유지하고 있어 집으로서 큰 차이로 내키지 않는다.
흑 35는 `다'가 더욱 요처였다. 백이 36．38로 하변을 가볍게 삭감하자 흑도 39．41로 좌변을 처리해 동문서답. 그런데 백 40이 또한 중대한 완착이었다.
백 1로 협공할 자리. 흑 2에는 백 3．5로 좌하 쪽에서 백은 공격의 주도권을 잡아나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