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경주마기록은 뒷걸음질
기사입력 1997년 01월 25일 15시 18분
우리나라 경주마가 10년전에 비해 주파 기록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마사회가 지난 86년 뚝섬경마장때의 거리별 경주마 기록과 지난해 과천경마장의 기록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0년전과 비교해 단거리 경주는 0.7∼1.4초 앞당겨졌으나 장거리 경주는 1.8∼2.6초
퇴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사회 핸디캡 위원들은 이에 대해 지난 10년간 경주마 기록신장이 조금도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다소 뒤처진 기록이라는 입장이다.
1천m의 경우 지난해 평균기록（1분3초6）은 86년（1분5초）보다 1.4초 단축됐으나 이는 뚝섬경마장이 거의 평지였던 반면 과천경마장은 출발하자마자 1.2m가량 내리막 길이어서 경주초반 가속도를 안고 달린 결과라는 것.
반면 2천m 레이스는 86년 당시 2분12초였으나 지난해에는 2분14초6으로 2.6초나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초는 거리로 치면 약 37.4m에 해당한다.
마사회 석영일 핸디캡 전문위원은 "`대견' 등 극소수의 말들을 제외하고는 부담중량이 10년전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기 때문에 등짐까지 계산하면 매우 우려할 만한 결과"라고 말했다.
특히 경마선진국인 영국과 일본의 기록 단축의 예와 비교할 경우 심각한 수치라는 것.
영국은 더러브렛 더비（대상경주）가 시작된 지난 1780년 이후 217년 동안 10년에 1초씩 약 20초를 앞당겼으며 일본은 대상경주가 시작된 지난 32년 이후 65년동안 전 레이스에 걸쳐 평균 10초씩을 줄여 6년반마다
1초씩을 앞당긴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경주마들의 기량이 날로 향상되고 있는 동안 유독 우리나라 경주마만 뒷걸음질하고 있는 이유는 개인마주제 전환 이후 질 낮은 경주마들이 대거 수입됐기 때문이다.
86년 당시 수입된 경주마의 현지가격은 105만6천원.
그러나 이 가격은 10년뒤인 지난해까지도 거의 변함이 없으며 오히려 50만원짜리 싸구려 말들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10년전에 수입된 경주마는 현재 400만∼500만원（현지가격）에 거래되는 말들이어서 지금의 100만원대 말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이 훌륭한 말이었다"며 "경마팬들에게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경주마의 질적 향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