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목] 성공시대 활짝
기사입력 1997년 01월 25일 15시 15분
한화 이상목（26）이 성공시대를 예감했다. 삼성시절 `무명씨'나 다름없었던 이상목은 이적 4년째를 맞은 올시즌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움켜질 야무진 꿈에 부풀어 있다. 이미 돈주머니는 두둑해졌다. 주초 연봉협상에서 작년 3천7백만원보다 1천3백만원이 오른 5천만원에 기분좋게 사인을 끝냈다. 입단 6년만에 뒤늦게 고액연봉의 기준이 되는 5천만원대를 돌파했지만 꾸준히 인상률을 기록한 만큼 앞으로의 성장폭은 뜀박질을 할 공산이 크다. 그런 예측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기량이 근거가 된다. 한화로 이적한 이듬해인 95시즌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기록했고 작년에는 무려 9승을 올렸다. 두자리승수에는 실패했지만 선발과 마무리를 겸직하는 이중고를 감안하면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작년과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그의 존재는 금싸라기다. 이 군면제 판정을 받아 출전은 가능하지만 작년 기량을 유지할지 미지수여서 코칭스태프는 의 보조 소방수로 이상목을 점찍고 있다. 이상목이 후반 스피드가 떨어지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의 파트너로 지목된 것은 제구력과 담력이 뛰어나 1∼2이닝은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기 때문. 특히 타석 근처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포크볼은 흠 잡을 수 없이 완벽해 저만의 승부구가 필요한 구원투수로는 제격이다. 물론 선발과 마무리의 겸직은 부담스럽다. 승수쌓기가 여간 힘들지 않은데다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어 고정된 역할보다 훨씬 많은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한 탓이다. 아직까지 정식으로 겸직 통보를 받지는 않았다. "선발투수를 구원으로 돌리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마무리를 맡을 수 있는 투수는 나밖에 없다. 충분히 자신은 있다." 전천후 투수의 고행은 이상목에게는 그저 `성공시대'로 가는 첫 관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