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폼나게 침대에 던졌는데
기사입력 1997년 01월 25일 15시 14분
사람이 80평생을 산다면 적어도 20년 이상을 침대에서 보내게 된단다. 물론 호텔에 가서도 끝내 침대 위에 못 올라 가고 바닥에서 자야 하는 온돌 체질들은 다르겠지. 사람은 긴긴 세월만 침대서 보내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 맨 몸을 드러내는 탄생과 이 세상을 떠나는 죽음 또한 침대서 이뤄지며, 본인이 태어난 일 말고 남을 태어나게 하는 예비작업(뭘 말하는지 아시겠지?) 또한 침대가 주무대가 되니 침대만큼 중요한 행사가 이뤄지는 곳도 없다. 돈을 받고 잠을 자게 해 주는 집인 호텔, 여관 등지는 서로 좋은 침대를 갖추느라 경쟁이 대단하다. 코끼리가 밟아도 끄떡없는 침대라는 광고도 있는데 사람이 뭐 코끼리를 데리고 잘 일이 있나…뭐…！ 아, 그게 아니고 그만큼 단단하다는 얘기라구? 우선 재료에 따른 침대의 가짓수는 많기도 하다. 목제침대, 철제침대, 돌침대, 황토침대, 물침대, 그물침대 등등…. 효녀 개그맨 에게 들은 얘긴데 홀로 계시는 아버지를 편케 해 드리려고 물침대를 사 드렸더니 늘 홍수 만나는 꿈만 꾸신다나. 자, 다시 침대서 하게 되는 탄생과 죽음 말고 잠자는 것도 말고 표현은 `잤다'라 하는데 실상은 `잠을 자지 않는 일'에 대한 이야기다. 평상시 비리비리한 남자가 예쁜 여자와 결혼을 해서 신혼여행을 떠났다. 그들은 보나마나 좋은 침대가 갖춰져 있을 일류호텔에 들었다. 남자는 여자에게 강인한 박력감, 뭐 터프하다고 그러지 왜！ 그런 모습을 보이기 위해 온 몸에 힘을 줬다. 두 사람이 첫날 밤을 보낼 호텔 룸에 들어가자마자 남자는 신부를 번쩍 안아서 침대 위로 내던졌다. 여자들이 때론 남자들의 이런 거친 행동을 좋아한다지…. 침대 위에 던져진 신부는 꼼짝도 않고 누워있었다. 여자가 너무 긴장한 것이라 생각한 남자는 이번에는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옷을 벗기기 위해 다가서다가 침대 머리맡에 놓여진 안내판을 보고 기절할듯 놀라고 말았다. `손님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코자 본 호텔의 모든 침대를 돌침대로 바꾸었습니다.-지배인 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