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수] 나도 골잡이
기사입력 1997년 01월 25일 15시 14분
`작은 키, 그러나 능력은 무한대.'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보배' 정정수（28）의 별명은 `반바지'와 `바람개비'다. 반바지는 1m65의 작은 키에서 연유됐고, 바람개비는 잰 발에서 나오는 공간을 헤집는 능력과 측면에서 쏘아 올리는 센터링이 칼바람처럼 예리한데서 비롯됐다. 정정수의 두 이름은 이곳 호주에서도 마찬가지다. 팀 후배 서동명이 "초등학교 때 나의 높이"라고 놀릴 정도로 아담한 키지만 그라운드에서는 먹이를 발견한 표범같은 반사 신경을 자랑하고 있다. 24일 의 발렌타인 구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친선 경기는 올시즌 `작은키＝축구스타'라는 등식까지도 점치게 하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된 그는 후반 36분 교체될 때까지 공격 1, 2선을 오가며 때로는 사이드 어태커로 때로는 게임 메이커로 순간적인 변신을 통해 팀플레이를 주도했다. 특히 후반전에 신홍기의 패스를 받아 오른쪽 아크부분에서 때린 볼은 골키퍼가 손을 댈 생각조차 못하는 완벽한 골이었다. 를 졸업하고 할렐루야에 몸담아 프로가 동기생들보다 1년이 늦었지만 벌써 4년째. 그동안 킥 패스 슈팅력이 좋고 부지런하다는 소리를 줄곧 듣고 있으나 주전을 확실히는 꿰차지 못했다. 입단 첫해인 지난 93년 29게임이나 뛰었지만 지난해에는 1월에 오른쪽 어깨 탈골 수술로 인해 체력 저하 현상에 울어야 했다. 그렇기에 그는 올해를 마치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각오다. "잘한다는 소리보다는 후회 없는 한해였다고 기억하고 싶습니다." 프로축구의 작은 선수, 그러나 최고의 재능을 가진 정정수가 열어갈 97시즌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