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태] 2루는 내집
기사입력 1997년 01월 25일 15시 13분
"못 물러납니다！"
"나, 그런말 한 적 없어."
롯데 （28）가 `두통'에서 벗어났다.
20일 팀훈련이 시작된 뒤 그는 감독을 유심히 살폈다.
`보자고 하면 어쩌지. 하지만 할말은 해야 돼.'
그의 속마음을 태우게 한 고민은 우연찮은 오해에서 비롯됐다.
작년시즌 막판 체력저하로 부상을 했을 무렵이었다.
97시즌부턴 지명타자로만 뛴다는 말이 슬며시 나돌았던 것.
서른도 안돼 `반쪽선수'가 된다는 건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훈련이 시작되면 김감독에게 알통을 내보이며 시위라도 할 작정이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
김감독은 25일 "는 내야의 핵이다. 올해도 주전 1순위 2루수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대신 3년차인 박현승과 경쟁시킬 계획이다.
작년 108경기서 타율 2할8푼8리를 기록한 박현승은 급성장하는 꿈나무.
작년 타율 3할9리의 로서도 만만찮은 상대다.
아직 재계약하지 않은 는 올 연봉으로 7천700만원을 요구한다.
작년 4천800만원에서 2천900만원 오른 액수다.
당초 6천220만원을 제시한 구단은 재평가 액수를 아직까지 당사자에게 조차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의 평가에 신중하다.
2∼3년차때 는 삼진을 당하면 분한 감정에 복받쳐 덕아웃 벽에 머리를 찧곤 했다.
1m72로 야구선수론 단신이지만 6년통산 타율 3할1푼6리를 마크하고 있는 밑천이 바로 이 승부근성이다.
"실력에서 지면 미련없이 물러섭니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죠."
의 목소리에선 특유의 `악바리 근성'이 꿈틀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