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과연 슈퍼모델
기사입력 1997년 01월 25일 15시 13분
현대 `괴물' （24）은 슈퍼스타였다. 은 24일 언론사에 필요한 각종 자료 사진과 팬북에 실릴 사진 촬영을 위해 마련된 포토데이 행사에서 단연 뛰어난 포즈와 연출로 비공인 `미스터 포토제닉'으로 선정됐다. 스타급 선수에게도 2∼3분만 배정된 이날 행사에서 96년 프로 야구판을 뒤흔든 걸물 의 차례가 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30여대가 넘는 카메라가 일제히 셔터 소리를 뿜어내며 숨가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보통 긴장해서 얼굴이 굳어지게 마련이지만, 이 신세대 스타는 단연 포토제닉상 감이었다. 15분이 넘게 계속 되는 촬영에도 은 모델 뺨치는 수준으로 자연스럽게 온갖 포즈를 취해주며 `치∼즈'를 연발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사진기자들도 이 펼쳐내는 연기를 군말 없이 카메라에 담았다. 닮은꼴 신인 최만호와 함께 포즈를 취해 달라는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은 한술 더 떴다. "인상 좀 피고 손은 이 위치에, 방망이는 여기에 걸쳐. 자, 한번에 끝내야 돼." 굳어진 얼굴로 어색하게 카메라 앞에 선 최만호에게 선배의 자상함을 보이며 모델 코디네이터 노릇까지 자청했다. 그러나 천하의 도 촬영시간이 30분을 넘어가자 갑자기 페이스를 잃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 쟤들이 내 간식까지 다 먹네. 그만해요, 그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