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진] 나이적은게 죄입니까?
기사입력 1997년 01월 25일 15시 12분
"어린게 무슨 죄가 됩니까." `단지 나이가 적다는 이유 하나'로 연봉협상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해태 이대진（23）의 하소연이다. 이대진은 24일 오후 광주 구단사무실에서 최윤범 이사와 4번째 연봉협상을 벌였으나 또다시 결렬됐다. 구단은 1차협상때보다 한푼도 오르지 않은 9천만원을 제시한 반면 이대진은 줄기차게 1억원을 요구했다. 금액 차이는 고작 1천만원. 어느 한쪽에서 조금만 유연성을 보이면 쉽게 계약이 이뤄질 수 있는 입장인데도 전혀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대진의 출신과 경력이 문제이다. 이대진은 지난 93년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고졸 4년생. 당시 고교랭킹 1위로 꼽혔던 이대진은 데뷔 첫해 10승을 시작으로 작년까지 4년 동안 47승 5세이브를 거뒀다. 특히 작년에는 16승으로 다승 공동3위와 2.37로 방어율 3위에 랭크되는 활약을 보이며 당당히 팀내 투수고과 1위에 올랐다. 구단에서도 이대진의 뛰어난 성적과 기대치를 인정한다. 장차 한국최고의 투수로 성장할 것이란 장담까지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연봉 1억원은 절대 줄 수 없다고 한다. 해태의 연봉협상 실무자는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4년밖에 안된 선수에게 억대를 줄 수는 없다. 어린 선수답게 연봉에 지나치게 신경쓰지 말라"고 당부한다. 진흥고 시절 와 의 치열한 스카우트 싸움을 뒤로하고 해태에 입단한 이대진은 이 얘기에 대해 발끈한다. "내가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프로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성적만큼 대우를 받지 못한다면 과연 프로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이대진과 입단동기로 통산 성적에서도 엇비슷한 45승 17세이브를 거둔 삼성 이 24일 연봉 1억원에 계약했다. 이대진으로선 더욱 허탈해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