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아이디어] 택배회사의 폭주족
기사입력 1997년 01월 25일 15시 11분
일본에서도 청소년 폭주족은 심각한 골칫덩어리다. 특히 밤시간에 엄청난 굉음을 울리며 달리는 녀석들은 일본인들 누구에게나 못된 자식들로 찍혀 있다. 폭주족 전력이 있거나 조금이라도 그런 기미가 있는 친구들은 직장은 커녕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 구하기 힘들다. 그런데 이 녀석들이 풀리는 쪽이 하나 있다. 트럭 운전기사 아르바이트로 풀리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왜 하필이면 폭주족 출신을 쓰는 것일까? 일본 전국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탁배회사들은 트럭 운전을 할 기사들을 구하느라 애를 먹는다. 탁배사업이란 작은 물건, 큰 물건 가리지 않고 24시간 내로 일본 전국 어디건 배달해 주는 서비스 업종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오토바이 퀵 서비스를 생각하면 된다. 탁배회사의 트럭 운전기사는 담당구역을 돌면서 직접 물건을 배달한다. 대부분 조수도 없이 운전기사 혼자 해낸다.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힘이 드니까 폭주족이 뚫고 들어갈 여지가 있는 게다. 이유는 또 있다. 트럭을 운전 할 때는 나름의 `배짱과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폭주족은 그런 걸 이미 졸업했다고 인정해 주는 것이다. 이들의 급료는 높다. 아르바이트로 해도 50만엔 정도. 하루 10시간 이상 뛰면 80만엔이나 된다. 우리 돈으로 600만원이다. 대학을 나온 같은 또래의 직장인들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며 살고 있는 셈이다. 결국 탁배회사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폭주족 출신들을 살려주고 있는 게다. 우리나라도 탁배사업이 전국 네트워크화되고 있는 추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