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교수의전생탐험] 현생으로 이어지는 전생의 업
기사입력 1997년 01월 24일 15시 55분
그렇게 생각하니 많은 의문이 풀렸다. 내가 그런 황당한 꿈에 왜 그렇게 놀랏고 내 삶이 왜 그렇게 끝없이 바쁘게 이어가고 있는 지.
만일 내가 이번 생에서 전생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이 업을 풀고 가지 않는다면 나는 다음 생에서 또 고단한 삶을 맞게 되리라.
전생에 지은 엄청난 죄값을 죽음을 넘어서 치르고 있는 것이다. 생과 사를 넘어서는 윤회의 진실이 새삼스럽게 마음에 와 닿았다.
일류대학에 다니는 어떤 환자가 있었다. 그는 어느날 삶의 믜미를 잃어버린 채 만성에 빠져 있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왜 공부해야 하는지
무엇을 목표로 나가야 하는지 의미를 잃어버리고 있었고, 심지어 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에게 삶이 무겁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구도 만나기 싫고 혼자만 있고 싶어했으며,휴학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이리저리 면담을 시도해 보았지만 어떤 얘기를 어떻게 해줘야 할 지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다. 아마도 그는 스스로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을때까지는 계속 혼자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의 전생이 뭐길래 지금 이렇게 무의미에 사로잡혀 있는 걸까? 그는 굉장히 해맑은 이미지를 발하고 있어
아주 맑은 영이 느껴졌다. 어쩌면 그는 전생에 별다른 업이 없었기에 또 현생에서 별다른 업을 지은적이 없기에 별로 악착같이 살 의미를 못느끼는 것은 아닐까?
삶을 짊어질 이유도 없는 데 자꾸 짊어져야 하니 삶이 무겁게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를 악착같이 치료할 필요가 있을까? 정말 그가 원하는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최선은 아닐까? 그는 지금 순수한 몸으로 세상을 두려워 하고 불안해 하고 있는데...
어쩌면 그 두려움의 이면에는 새로이 업에 얽히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일지도 모르는데...
작년에 인도에 갔을 때 일이다. 캘커타 공항에 내렸는데 태국에서 온 두 스님이 뒤에 있었다. 그 스님들은 맑고 명랑해 보였는 데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니 흔쾌히 허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