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우리 말 세계화는 아직 요원
기사입력 1997년 01월 24일 15시 53분
우리나라 경주마들이 세계 최고의 경주마와 함께 레이스를 펼치면 어떻게 될까. 마사회는 24일 우리나라와 세계 각국의 경주마들의 레이스별 최고 기록을 공개하고 1천m 레이스는 우리나라 최고 기록에 비해 5.9초, 2천m는 11.5초 정도 앞선다고 밝혔다.
1천m 세계 신기록은 영국의 `인디제너스'란 수말이 엡솜 경마장에서 세운 53초8로 지난 92년 9월 `대련'이 세운 1분0초3에 비해 6.5초 앞선다. 거리상으로 치면 약 93.6m 차이가 난다.
2천m 세계 최고기록은 미국의 `더블 디스카운트'란 거세마가 산타아니타 경마장（모래주로）에서 세운 1분57초4로 지난 95년 9월 `금맥'이 세운 한국기록 2분8초9에 비해 11초5 차이가 난다. 거리상으로는 무려 165.6m 차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주마와 비교해도 차이가 벌어지기는 마찬가지. 1천m（모래주로） 일본 최고 기록은 57초5로 우리나라 최고기록과 2.8초（40.3m）, 2천m는 2분1초6으로 우리와는 7.3초（105.2m）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실력차가 심하게 벌어지는 것은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경주마의 현지가격이 마리당 100만∼300만원대에 거래되는 싸구려 말이기 때문. 이는 미국이나 영국 등 경마선진국의 말들이 마리당 수백억원대에 거래되는 것에 비교하면 당연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세계최고의 경주마와 국산마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크게 벌어진다. 국산마 1천m 최고기록은 구랍 8일 `지구대'가 세운 1분2초4. 당시 `지구대'가 세계최고기록 보유마인 영국의 `인디제너스'와 함께 레이스를 펼쳤다면 123.8m 뒤처졌을 만한 기록이다. 국산마 2천m 최고기록 보유마인 `오류천'（2분13초1）을 같은 거리의 세계 최고기록 보유마인 미국의 `더블 디스카운트'와 비교하면 무려 226m 차이가 난다. 마사회의 석영일 핸디캡 전문위원은 "경마는 기록경기가 아니어서 단순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우리 경주마들은 경마선진국의 말들과 엄청난 능력차를 보이고 있다"며 "점진적으로 수준높은 경주마를 수입,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를 연출하는 것이 경마계의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