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영] 실수하면 어쩌나 떨렸어요
기사입력 1997년 01월 24일 15시 47분
22일 오후 9시 하얏트 호텔 박재원 패션쇼.
낯익은 얼굴이 무대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하영.
모델 지망생의 성공과 추락 과정을 그린 드라마 TV `욕망'에서 송미연으로 열연 중인 그녀가 실제로 패션쇼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급작스런 유하영의 모델 데뷔는 `욕망' 제작진이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실제 패션쇼장에서 미연의 데뷔무대를 찍기로 하면서 이루어졌다.
적당한 패션쇼를 물색하던 제작진은 극중 미연의 친구인 모델 이 출연하는 박재원 패션쇼의 리허설때 이 장면을 찍으려 했던 것. 그러나 기획을 맡은 모델라인측과 협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유하영이 본무대에도 서도록 결정됐다.
오후 4시경 리허설을 `무사히' 끝내고 본쇼를 기다리는 유하영은 의외로 "재미있다""또 도전해보고 싶다"며 여유만만.
물론 유하영은 정식 워킹 수업을 받은 일은 없다고.
몇주전 모델수업 받는 장면을 찍은 것, 세트를 지어놓고 약식으로 패션쇼 장면 촬영을 한 것이 데뷔전을 위한 준비의 전부라고 한다.
"그때는 관객들도 가짜였고 무대도 가짜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잖아요. 실수를 하면 안 될텐데 떨리네요."
그러나 유하영은 역시 `벼락치기의 귀재'였다.
본쇼에서 유하영의 모습은 당당함 그 자체.
이날 리허설때 패션모델들을 붙잡고 "언니, 턴은 어떨게 해요""표정은 이렇게 지으면 되나요"라며 물어 물어 배운 실력이 수준급이었다.
같이 무대에 선 톱모델 오미란의 평가에 따르면 "상당히 순발력이 뛰어나다. 다른 모델들과 섞여 무대 위를 걸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전혀 차이가 안 느껴진다"는 것.
특히 유하영은 이날 모시로 만들어진, 아슬아슬한 디자인의 의상도 그럴싸하게 소화를 해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침착한 유하영과 대조적으로 관람석에서 쇼를 구경하던 유하영의 어머니는 좌불안석. 시스루의상을 입은 모델이 등장할때마다 "우리 하영이는 아니죠"라고 묻기를 거듭, 눈길을 끌었다.
이후 `욕망'은 송미연이 톱모델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빠르게 전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유하영의 패션무대 데뷔전은 27일 전파를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