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남편] 상류사회 남성 뒷모습 엿보기
기사입력 1997년 01월 24일 15시 46분
한국의 상류사회를 해부한 연극이 무대에 올라 관심을 모은다. 민중극단과 극단 맥토가 합동공연으로 2월 6일부터 3월 3일까지 서울 문예회관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오스카 와일드 원작의 `이상적 남편'이 그것. 정진수 극본, 연출. 극은 국회의원 최성준의 출판기념회 및 후원의 밤 행사가 한 호텔의 연회장에서 성대히 베풀어지면서 시작된다. 한때 앵커우먼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던 최의원의 아내 윤혜림은 이 자리에서 옛 여고동창생으로 현재 미국사회에서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애니 킴벌리(박자영)를 소개받는다. 최의원은 한국정부가 추진중인 원자력발전소 15, 16호기 건설과 관련해 설계를 맡은 미국 클레렘스회사와의 입찰계약을 둘러싼 흑막을 국정감사에서 폭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애니 킴벌리는 최의원을 협박, 그의 계획을 저지하려 들며 최의원의 친구이자 국제변호사인 고현석은 곤경에 처한 그를 돕는다. 최의원은 개인의 행복과 국가의 이익 사이에서 방황하고 고뇌하게 되고 또 자신의 과거여자로 인해 아내 윤혜림과 갈등을 겪는다는 게 극의 흐름. 결국 가정의 행복과 국가의 장래 사이를 갈등하는 국회의원 그리고 남편의 과거로 고민하는 아내의 모습을 통해 과연 무엇이 올바른 선택이며 어떤 남성상이 진정한 모습인가를 그려낸다. 특히 영국의 풍속희극과 멜로드라마 그리고 리얼리즘의 수법을 적절히 가미한 정통연극으로 상류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지성인의 자화상을 담아내 눈길을 끈다. 최의원역에는 국립극단의 개성파 배우 오영수, 윤혜림역에는 지난해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연기상을 받은 만능 재주꾼 김성녀가 맡는다. 여기에 애니 킴벌리에 양금석, 고현석 변호사에 윤여성을 비롯, 최명수 박봉서 강희영 한근욱 박기산 이영숙 강지은 등이 가세한다. 연출가 정진수는 "한국의 상류사회 모습을 다양한 연극기법으로 그렸다"면서 "지성적인 언어, 해학과 재치, 풍자와 미스터리, 사랑과 결혼 등이 그 중요 요소"라고 설명했다. 평일 오후 4, 7시. 일 오후 3, 6시. 3672－20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