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가] 움추린 가슴에 훈훈한 감동선율
기사입력 1997년 01월 24일 15시 46분
영가(Spiritual)는 17세기 아메리카에 팔려온 흑인 노예와 그 후예들이 울분과 설움을 삭이며, 춥고 고단한 삶을 서로 다독거리며 부르던 노래이다. `마음의 고향' 의 드넓은 초원을 마음껏 달리던 자유와 축제 때마다 심장을 고동치게 만들던 북소리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슬픔의 노래－. 그것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불안과 육체의 고통을 잊기 위해 특유의 타악기 리듬과 미 대륙의 서양음악적 요소를 결합해서 만든 종교적인 민요이자 자유를 향한 서정시로 읽힌다. 그래서일까. 한과 설움을 하염없이 풀어내는, 그러면서도 청승맞지 않고 강렬한 흑인들의 니그로 영가는 어딘지 모르게 그 가락이며 정서가 우리에게 익숙하다. 다른 어느 나라 민요보다 우리의 영혼을 울리는 감동을 준다. 그 선조들의 아픈 노래를 이어받은 할렘 흑인 영가단이 다시 내한 순회공연을 갖는다. 지난 89년 이후 네번째, 93년에 이은 앙코르공연이다. 할렘 흑인 영가단은 흑인들 고유의 민요를 원형대로 재현해서 부르는 독특한 스타일로 이름높은 정통파 합창단. 지난 45년 창단이후 미국과 유럽에서의 순회공연을 통해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화음으로 음악팬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소프라노 자넷 조던, 알토 루스 앨모어 등 8명의 단원들이 `에이멘' `은밀한 도주' `성자들의 행진' `천국이라 불리는 도시' 등 영가의 대표곡 20곡을 들려준다. 27∼28일 서울 예술의 전당, 30일 대구 시민회관, 2월 1일 문화예술회관, 2월 3일 대전 대덕과학문화센터. (매공연 오후 7시30분). 598－82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