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LG임승규 매니저 '만학의 꿈'
기사입력 1997년 01월 23일 16시 25분
"선수들도 공부하고, 코치들도 연구하잖아요." 이 마당에 프런트도 가만히 있을수 없단다. 2군 임승규매니저（33）가 새봄부터 서울 산업대에서 사회체육 학사과정을 시작한다. 가 지난 95년 고졸 선수들의 뒤늦은 학업을 지원하기 위해 산학협력관계를 맺은 산업대에서, 임매니저는 선수가 아닌 구단 직원으로선 처음으로 만학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선수들 몫의 한 자리를 허락해준 구단이 너무 고맙습니다. 책상에 앉아본 지는 오래됐지만 부끄러움을 잊고 열심히 공부할 작정입니다." 세광고를 졸업한 것이 82년. 벌써 열다섯해 전이다. 프로선수로선 단 한차례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한채 1년만에 유니폼을 벗는 설움을 겪었다. 그러나 구단 직원으로 변신한 임매니저는 서글서글한 성품과 부지런한 일처리로 구단의 일등 살림꾼이 됐다. 못이룬 학업의 꿈이 되살아난 것은 95년 가 산업대와 산학협력 관계를 맺고부터. , 조 현 등 고졸스타들이 줄줄이 산업대에 입학하자 임매니저는 조심스럽게 향학열을 키웠고 결국 어렵게 최종준단장에게 말문을 열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더니 의외로 대학의 문은 쉽게 열렸다. 구단은 그에게 흔쾌히 기회를 나눠줬고 임매니저는 오는 3월 권용관 김정한 등 20대 초반의 선수들과 나란히 학사과정에 입학한다. "쑥스럽죠. 하지만 배움엔 나이가 없잖아요." 봄을 기다리는 그의 미소가 더없이 건강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