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경] 청순미 실종 푼수끼 철철 ♣
기사입력 1997년 01월 23일 16시 14분
"연기변신이라고 하기는 좀 쑥스러워요. 어차피 지금까지 수많은
캐릭터를 연기해왔고 지금 `양금숙'도 그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니까요."
조금은 어두운 분위기가 깔린, 섬세하고 가련한 여인상을 주로 연기해왔던
탤런트 이 180도 다른 여자가 됐다.
SBS TV 주말극장 `꿈의 궁전'에서의 레스토랑 사장 `양금숙'이 바로 장안에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의 또다른 모습.
천연덕스러운 표정으로 "아이 씨(I See)" "휴머니즘에 입각해서∼" 등을
읊조릴 때면 "에게도 저런 면이 있었나"는 탄성이 절로
튀어나올 만큼 코믹하기 그지없다.
중졸 학력이라는 콤플렉스 때문에 유식한 척 하기를 좋아하는 양금숙의 특기중
하나가 `문자쓰기'. 특히 남이 하는 말을 주의깊게 들었다가 곧바로 써먹곤 한다.
가끔씩 잘못 인용해 낭패를 보기도 하지만.
지난해 화제작 `애인'에서 외도에 빠진 남편()을 옆에서
지켜보는 아내의 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던 모습이나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일상의 방황에 빠진 여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오로지 지금은 `언제 학력이 들통날까'를 염려하며 우아함에 신경쓰는 푼수끼
넘치는 레스토랑 여주인일 뿐이다.
그러나 이런 의 모습이 절대 가볍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귀엽고 앙증맞게(?) 보인다는 것이 중평.
"사실 촬영할 때는 엄숙하게 끝냈어요. 그런데 편집하고 나중에 TV로 보니깐
정말 웃기더라구요."
`꿈의 궁전'에서 이 시선을 끌고 있는 또다른 요인은
화려한 의상. 연예계 입문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디자이너 김정아씨가 화려한
외출복부터 나이트가운에 이르기까지 회당 8∼9벌에 달하는모든 의상을 제공해주는 덕택이다.
최근 영화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를 끝낸 은
올해도 "영화건 TV건 작품이 마음에 들면 언제든 출연하겠다"고 간단한 새해계획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