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 호주전훈 고참투혼
기사입력 1997년 01월 22일 16시 56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겠다.' 부산 대우의 김주성（金鑄城．31．DF）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지도자로 나서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체력이 달려 지난해부터는 수비수로 변신했지만 현역생활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기 위해 하루 4차례씩 반복되는 호주 전지훈련서 후배들을 다독거리며 지친 심신을 채찍질하고 있는 것. 90년대초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렸던 그이지만 돌이켜보면 영욕으로 점철된 지난 20년간의 축구선수생활이었다. 소속팀 대우를 사상 처음으로 프로리그 3번째 우승으로 견인하며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각광 받았지만 `제2의 차범근'을 꿈꾸며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그곳에서의 선수생활은 `실패작'으로 끝났다. 자존심을 꺾고 국내리그에 복귀한 김주성에게 기다린 것은 소속팀 대우의 하위권 추락이란 충격과 `수비수로 포지션을 변경하라'는 감독의 명령뿐이었다. 축구화를 벗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자존심이 상했지만 김주성은 백의종군을 결심했다. 선수생활을 청산하면 지도자로 나설 김주성이기에 포지션의 변경은 새로운 출발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선수생활의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제11회 아시안컵 축구대회에 피날레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 선수의 마지막 장을 멋지게 장식하고 싶었지만 이마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제 남은건 소속팀 대우를 `축구명가'로 재건시키고 축구화를 벗는 것뿐이다. 아래－윗 입술이 모두 부르텄지만 10년 후배들과 함께 달리는 이곳 그라운드는 김주성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