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실력은 포스터로 말한다
기사입력 1997년 01월 22일 16시 49분
`불경기라고 학교성적까지 불경기일 수는 없습니다', `수능 전국 상위 0.18%의 자랑으로…', `과외 1개월에 10점씩 올릴 수 있습니다'. 이 문구들은 대학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과외포스터에 나오는 카피들이다. 겨울방학이 한창인 요즘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대학생들이 과외포스터를 붙이는 등 직접 영업전선에 뛰어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상설학원들이 갖은 혜택을 통해 입시생들을 유혹하고 있는데다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경쟁자들까지 늘고 있는 등 갈수록 `과외 불경기'가 심해지고 있어 가만히 앉아 있을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과외광고지의 PR문구들은 유명 광고회사의 카피만큼이나 톡톡 튄다.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라', `딱 1명만 선착순 모집' 등의 문구는 보통이고 자신의 대입전까지의 회고록을 시리즈로 싣는가 하면 아예 자신의 수능성적표를 포스터에 넣는 경우도 있다. 또한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대학 재학중인 영화배우 사진이나 자신의 사진을 포스터에 넣기도 하며 재미있는 만화 캐릭터까지 등장하고 있다. 상위권 대학에 밀리는 중하위권 대학생들은 `성실'이나 `책임'을 앞세워 `수업횟수연장', `가격파괴' 등 특수문구를 앞세워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이요한군(19． 경제1년)은 "막연히 `과외생 모집'이라는 문구만으로는 더이상 과외자리를 구할 수 없을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며 "과외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영업에도 남다른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의 학생들은 과외포스터를 통해 자기 경력을 과시함으로써 여학생들의 관심을 끄는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노리고 있어 과외포스터는 생계(?)뿐만 아니라 청춘사업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