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운] J리그 정벌 보라
기사입력 1997년 01월 22일 16시 49분
요즘 `적토마' (高正云．30)의 가슴속은 희열로 벅차있다. 일본열도에 자신의 매운 맛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설렐 수가 없다. 지난 20일 일본 로 출국, J리그(일본프로축구리그) 세레소 팀에 합류한 은 신인의 기분으로 돌아가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한편으로는 아직 한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이사를 위해 여러가지 준비를 하느라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기왕 마음먹고 물건너 왔으니 멋지게 해내야죠." 국제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친다. 사실 J리그는 코리안리그보다 인기도 좋고 관중도 많고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들도 수두룩하다. 86년 멕시코월드컵 득점왕 게리 리네커(잉글랜드), 독일의 리트바르스키, `하얀 펠레' 지코(), 대표 레오나르도 등이 거쳐갔고 지금은 90년 이탈리아월드컵 득점왕 스칼라치(이탈리아), 의 카레카, 독일대표 출신의 부흐발트, 유고영웅 스토이코비치, 의 둥가 등이 별들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이 뛰어든 것이다. 세레소측의 에 대한 기대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 역시 월드컵무대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지난 94년 코리안리그 MVP에 올랐던 한국최고의 공격수 아닌가. 기량도 이미 충분한 검증을 받았다.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의 미국월드컵서 적토마의 체력을 과시했고, 날랜 발을 선보였으며 질풍같은 외곽 돌파와 예리한 문전 센터링을 인정받았다. 그후로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과 영국 프리미어리그 퀸즈파크 레인저스 등으로부터 입단제의를 받기도 했다. 이만하면 그 역시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려놔도 조금도 손색이 없다. 특히 `황혼기'에 8억원(세금 20%는 세레소측이 부담)의 이적료를 기록했다는 사실에서 국제시장에서의 그의 가치를 한눈에 읽을 수 있다. 연봉 또한 대단하다. 7천200만엔(약 5억4천만원). J리그의 초년병으로서 단박에 이 정도의 액수를 챙긴 선수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칙사대접을 받은 셈이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 전라도 삼례 촌놈이 일본열도에서 한국축구의 진수를 펼쳐보이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