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아이디어] 일본 포르노배우의 당당한 직업의식
기사입력 1997년 01월 21일 15시 43분
일본의 인기 TV프로에 이런게 있었다. 풍속산업（일본에선 SEX산업을 풍속산업이라고 한다）에 종사하는 스무살 아가씨 50명이 출연해서 사회자로부터 별별 질문을 다 당하는 형식의 프로였다. 포르노 여배우들이 출연하는 경우도 있다. 그때마다 난 쇼크먹었다. 사람들이 얼굴을 다 보게 될텐데 저렇게 웃으면서 출연할 수 있을까? TV는 오히려 얌전한 편이다. 스포츠신문들은 한술 더 뜬다. 젊은 여자들이 으악 소리 나올만한 포즈로 자기소개를 한다. 자신의 특기, 남자경험도 소개한다. 그리고 빠짐없이 자기의 전화번호와 한시간 play（?）에 얼마인가도 써놓는다. 여자들이 이렇게 나서는 이유는 분명하다. 자신과 자신이 일하는 업소를 선전하려는 것이다. 10대 후반∼20대 초반에 불과한 이 여자들이 버는 돈은 보통 한달에 1천만원 이상. 일본 여자들 가운데는 이렇게 돈을 벌겠다고 작정하고 풍속산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아르바이트 삼아 뛰어드는 여자들도 부지기수. 회사를 다니는 것보다 수입이 4∼5배나 된다. `근무시간'도 서너시간에 불과하다. 젊은 그녀들이 당당하게 자기 얼굴과 자기 몸을 노출할 수 있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부잣집에 태어난 자식들은 노력없이도 풍요롭게, 떵떵거리며 산다. 우리 부모는 돈을 물려주진 않았지만 대신 좋은 몸（?）을 물려주었다. 나는 물려받은 몸으로 노력하여 풍요롭게 살려고 한다. 노력하지도 않고 잘사는 부잣집 딸이 창피하지, 나름대로 노력해서 잘 살아보려는 내가 창피할 이유가 없다.' 자신의 육체를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재산으로 생각한다는 얘기다. `당당하고 프로답게' 그 직업에 확신을 갖는거다. 프로정신이 있는 거다. 일본에는 풍속산업 종사자들을 노리고 `전문서적'도 펴낸다. 예를 들면 아카라시마 출판사에서 나온 `섹스라는 일' `여자의 몸'과 같은 책들이다. 가격은 불과 1천엔. 그러나 내용은 나름대로 충실하다. 이 책들은 풍속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처세술, 그 바닥에서 느긋하게 사는 기술, 보다 나은 수입을 올리는 방법, 건강관리법 등등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 일본의 이런 풍조에 대해 옳다, 그르다는 나중에 따지자. 오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들의 프로정신이다.
